죽고 싶은 의사, 거짓말쟁이 할머니
바티스트 보리유 지음, 이승재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살다가 누군가 손을 내밀거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붙잡으라고"

"슬퍼질까 봐 두려워 하지마
슬픔은 아름다운 무언가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분명한 흔적이거든"


"첫 날 나한테 물었지?
난 존재의 의미를 전혀 몰라
다만 삶에 대해 내가 배운 모든 걸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는 있어

삶은 계속 된다는거"

제목 그대로, 죽고 싶은 의사와 거짓말쟁이 할머니 둘이 7일동안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그 7일이 지나면 죽기를 갈망하던 의사는 장례식을 치룰 예정이라 생각하고, 할머니 사라는 그가 절대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그와 그녀가 만나면서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고, 독자인 나는 그냥 급작스레 벌어진 '사건'에 던져진 듯 했다

7일이라는 7챕터 속에 의사의 과거, 사라의 과거, 그리고 둘이 만나면서 생기는 사고와 사건들, 새롭게 만난 사람들.. 이유도 설명도 없이 급작스레 돌아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는 처음에 혼란을 느꼈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가 그러하듯, 이해하려 안하고 받아들이다 보면 나도 사라를 익숙하게 대하게 되고 또 의사의 당혹스러운 마음에 감정이입이 되게 된다 .

그러다 잠깐씩 언급되는 사라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마음이 조금씩 아려오다가

마지막 챕터에서 먹먹함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실타래가 풀리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조금씩 아귀가 맞아들어가면서 마음이 먹먹해진다

언뜻 마지막으로 갈수록 로맹가리의 '자기앞의 생'이 떠오르는건 프랑스 특유의 감수성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사랑없이 살 수 있나요? 라고 물었던 꼬마 주인공이 느닷없이 떠올리는 사람은 나 뿐일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살면서 누군가 내게 손을 저렇게 내밀어 줄까
라는 생각과 그렇다면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잡고싶다 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저렇게 손을 내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서로의 세계를 공유한다는건 참 멋진 일이고 아름다운 일이라는걸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의사는 참 멋진 사람이었고 사라도 멋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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