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 가기 전에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천루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이 정말 무시무시한 황선미 작가의 관계 시리즈, 5번째 완결판이 출간되었어요. 솔직히 전 이전의 4권을 읽기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1~4권도 읽고 싶더군요. 도서관에 찾아봤는데 대기가 길어서 그냥 주문하고 기다리는중... 한마디로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에요. 주인공인 장루이와 친구들,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담고 있어요.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지옥이라는 단어가 나오는걸까요? 


초등 저학년이 단숨에 읽기는 좀 힘들수 있지만 사춘기에 들어선 4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거에요. 왜냐하면 자신의 마음과 책속의 주인공인 장루이가 많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되고, 제대로 감정이입, 몰입하게 될 테니까요.






우리 집 대장은 엄마.


그리고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서 날마다 머리가 아프고 온갖 신경을 쥐어짜야 한다는 잔소리꾼.


이정도 되면 장루이 엄마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지요. 그리고 그 모습이 마치 실제로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바로 나의 모습인듯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프랑스에 2년,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장루이는 엄마가 정해놓은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는데요. 그는 그 학교를 지옥보다 싫은 곳이라고 표현합니다. 얼마나 싫었으면 지옥보다 싫다고 할까요. 그 학교에는 장루이를 괴롭히던 '유진' 패거리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였어요. 엄마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 학교에 입학하기를 강요합니다.

그 학교는 일명 상위층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였거든요.


소위 펜트하우스의 청아예술고, 스카이캐슬의 신아고 정도 되나 보네요.



다행히 그 학교에 결원이 없어서 잠시 임시로 근처학교에 다니게 된 장루이, 그는 그 학교에서 진정한 '친구 관계'를 느끼고 배워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오해들이 결국 그를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들어주지요. 


그럼 엄마와의 관계는 어땠을까요? 여전히 엄마는 완고했고 장루이는 소심한 반항을 시작했어요. 준비물로 마카롱대신 밀웜과자를 가져가고 떡볶이를 먹고 토하고, 시험에 백지를 냈지요. 엄마는 아들인 장루이의 마음을 이해했을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채했을까요?


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요. 아들의 마음을 알지만 엄마의 욕심, 바람도 분명 있을테니까요. 그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이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마음에는 깊은 상처를 남겨질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이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좋은 관계' 뿐입니다. 다른 옵션은 없어요.



장루이는 자포자기 직전이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대로 '지옥으로 가기 전' 그 모습이네요. 하지만 그가 포기 직전의 순간에 일으켜 세워준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을 이해해주는 어른친구와, 용기내어 건넨 진심을 받아준 또래친구들이었지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알고보니 딱히 어려운 게 아니었어요. 



비록 엄마가 원하는 학교에 입학했지만 장루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유진에게 맞설수 있는 용기가 생겼거든요. 아무렴요~ 친구들이 이렇게 많은 걸요~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친구가 생길테고요.



엄마도 바뀌었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개'를 키우게 해주었어요. 그때서야 비로서 장루이도 엄마의 진심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을 위한 엄마의 사랑이 그때서야 보였던 거에요. 장루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지옥으로 가기 전에 멈출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가 회복되었지요.



이 책에는 아동상담 및 부모교육 전문가인 이보연 선생님의 상담코너가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 부모 자식간 서로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친절하고 쉽게 나와 있어서, 사춘기 자녀를 둔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요. 하지만 이보연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엄마는 왜 이럴까? 대신에 엄마도 속상하겠구나 라는 반응이 나올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와 자식간의 <좋은 관계>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거에요.



부모와의 갈등이 갈등이 있다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 지금 당장은 그게 편할거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건 진정한 삶이 아니랍니다. 책 속의 장루이처럼 포기하지 말고 꼭 이겨내세요. 



저자는 <마당을 나온 암탉> 으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친구 관계에 대한 작가의 첫 책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의 5번째 책이고요. 정말 신기하죠~ 제가 평소에 즐겨 읽지 않는 동화책을 감정 이입하며 순식간에 읽어버렸으니까 말이에요. 장루이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네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특히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 아이라면 꼭 같이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