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가역시나 나에게 와닿는 글귀들이 많았다.언젠가 한 번 만나고 싶다.
하나, 스스로 나 자신을 위해서 뭔가 좋은 일을 해보고 싶다.둘, 미래에 내가 해낼 일을 기뻐하고 싶다.셋, 더 나아지려고 애쓴다.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없다.넷, 내일은 더 나아진다. 조금씩 바꾸면.다섯, 우리는 피하고 싶은 단어들을 곧 마주친다. 암,골다공증, 우울증, 노화, 실패, 외로움, 상실, 배신,죽고 싶은 마음. 그러나 미래에 이것만 오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다른 것도 오게 해야 한다. 어두움 외에 그래서 이런 말을 듣고 싶다. "너는 어떻게 이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워지니, 몰라보겠다."
뭔가가 와야 한다면 그 오는 것은 빛처럼 아주 좋은것이어야 한다."‘운명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운명에 맞서다’라는 말도 있다. 나에게도 운명에 맞설 마법의 주문, 마법의 단어가 필요했다. 사실 우리의 운명은 늘 변화중이다. 앞으로 다가올 나의 인생이 내 영혼의 어떤반응일 가능성은 적지 않다. 우리는 대체로 과거는짐스러워하고 미래에는 눈을 감는다. 그러나 메모를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하고 그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가장 좋은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세계가더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 혹은 "결국 내 인생은 잘풀릴 거야"라는 믿음을 가져서가 아니다. 그런 믿음은 없다. 세상은 아수라장이다. 나는 늘 실수하고 길을 잃고 발전은 더디다. 나는 나 자신의 ‘후짐‘ 때문에 수시로 낙담한다. 그래서 더욱더 나 자신이 더 나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잊을 수가 없고 세상이 더 좋은모습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을 수가 없다. 마음은 어둡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다. 네루다의 시처럼 우리에게는 "아직 노래하지 않은 작은 것들"이 있다.
여섯다들 이 사회에 사느라 괴로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실체를 알고 싶던 말이 있었다(난 이 말이 귀신 이야기보다 더 무서웠다). "너도 사회 나가봐라!" 대체 사회의 힘이란 얼마나 막강한 것일까? 지금까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사회는 숫자와상식, 규율과 보고서로 가득 찬 곳이다. 숫자와 상식규율로 모든 것이 환원될 때 우리 마음은 괴롭기 짝이없다. 사회는 언제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이 괴로움을 주는 사회를 그대로 따라 살 수는 없는것 아닌가? 이 사회와 좀 다른 인간이 될 필요도 있지않을까?다행히 사회에는 없고 인간에게는 있는 수많은능력들이 있다. 우리를 덜 우울하게 만드는 능력들이다. 상상력과 호기심, 다른 사람을 덜 수치스럽게 하는 배려,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 남들이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는 고독한 열정,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자제하는 마음・・・ . 그래서 세상은 아침에 눈뜨고 일어날 만하다. 페소아 시인의 말처럼
인간적인 것은 모두 내 마음을 움직인다. 내가 가장좋아하는 이야기들 속에는 슬픈 세상에 깃든 인간의이런 사랑스러움이 없었던 적이 없고 내 눈에는 이런것들이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한때는 사회가 나를 제맘대로 소유할 뻔했던적도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사회가 그 일을하고 만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내생각의자리를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만다. 결국은 대다수의 시선에의존적인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어쨌든 사회 속에서의 삶이 수동적일수록 능동적인 부분을 늘릴 필요가 있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이 사회와는 조금 다른 시간-고정관념, 효율성, 이해관계와 무관한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가힘이 셀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적 자유의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 가만히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냥은 살지 않는다. 자신이 중요하게생각하는 것에 자신을 맞춰가면서 산다. 마치 약속을하고 그 약속을 지키면서 살아가듯이. 그리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 자기 창조도 변화도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달라졌다는뜻이다. 지금과 다른 것에 관심을 갖는다면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우리가 가치를 두는 것은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의 얼굴과 몸짓, 표정, 눈빛마저 바꾼다. 나는 나의 가치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고 살리는 이야기의 질에 달려 있다고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다.
는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답을 찾고 그 작은 답을 모아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려는사랑스러운 흔적이기도 하다. 메모는 자기 생각을 가진 채 좋은 것에 계속 영향을 받으려는 삶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이다.이제껏 해보지 못한 생각을 하면 좋고 이제껏느껴보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다. 꼭 시원한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것 같다. 그리고 ‘아! 이거구나‘ 하는 깨달음은 반드시 침묵을 데리고 온다. 시간은 잠시 정지된다. 삶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에서 자기 모습을 만든다. 삶은 구불구불 흘러가다가 잠깐 멈추고 정지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진다. 이 정지된 시간은 나에게 한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번진다‘. 설명하기 힘든 벅찬 행복감이, 어렵게 얻은 깨달음과 긍정의 행복감이 번져나간다. 이미 마음은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산다. 그때는그 요란한 자아도 잠시 내곁을 떠난다. 이 고요한 시간에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을 기다리느라 우리는 읽고 관찰하고 손으로 옮겨 적는 한편 속으로는 생각을 한다. "그래 이렇게 살자 그래! 그래!" 그리고 이 긍정이 삶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내길 바란다.
대단치 않았지만 그리운 기억들, 결국엔 그것만이 남는 것같다. 어마어마한 사건이나 사상이 나를 변화시킨 적은 단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여러 사소한 것들로 인해 나는 조금씩 변해왔다.만약에 지금 하루하루가 마땅치 않다면 작고 사소한 추억들로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좋았던기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ME내가 경험했던 좋았던 것들은 어떻게든 내 안에 남아서 결국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 같다. 아니, 그렇다고 믿는다.
이렇게 서로 존중함으로써 우리의 다름은 평안함에 이른다.
인간의 미각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신뢰할 게 못된다. 사상 최대의 와인 사기꾼에 대한 다큐멘터리〈신 포도〉에 나오듯이 미각에 있어서 우리 대부분은 본질에 가닿지 못한다. 인간인 이상 휘장에 눈이팔리거나 명성에 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 다큐멘터리 꼭 한번 보기를 권한다. 순수한 형태의 감각이라는 건 애초에 없다. 즉, 취향을 말하고 판단을내릴 때마다 우리는 어떤 영향이 나에게 녹아 있는지를 각 잡고 살펴봐야 한다. 나를 둘러싼 ‘맥락‘과‘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신화‘라는 것이 별게 아니다. 바로 이거다. #K이제 나는 그저 조용히 나만의 냉면도를 걷는다. 조금은 거리를 두고 평양냉면 한 그릇을 지긋하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간 우리는 너무 다닥다닥 붙어 살았다. 방지턱 하나 없는 관계 속에서숨막혀 했다. 나는 한국 사회가 생판 얼굴도 모르는사람에 대한 관심의 도가 지나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속칭 오지라퍼가 너무 많다. 따라서 코로나시대에 굳이 유의미한 교훈을 길어 올린다면 이것이다. 우리는 그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것.연결된 와중에 거리 두기를 억지로라도 할 수 있는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내가 바라는 타인과의 이상적인 관계에 대해 적어본다. 상대방에게 사심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관심하지는 않은 관계. 마치 노련한 조종사처럼 서로 간의 영역과 궤도를 잘 지키고 침범하지 않으면서 그저 자기 할 일 열심히 할 줄 아는 관계. 그러면서도필요할 때는 기꺼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그런 관계.
그 어떤 예술이든 실재하는 삶보다 위중할 수는없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 예술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경험 혹은 체험을 선물해주기도 한다. 이 두 가지태도를 ‘함께’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음악 없이는 못 살아."라며 섣부르게 선언하는 대신 이양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머물면서 가끔씩 찾아오는경이의 순간을 맞이하면 되는 거다.단언컨대 음악은 세상을 바꾼 적이 단 한 번도없다. 역사가 증명한다. 다만 음악은, 그리고 예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아주 조금은 바꿔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본다. 과거처럼 실패할 일이 없는 현재의음악 듣기란 과연 좋은 것일까. 어쩌면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꼴과 묘하게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더 이상 실패는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호명되지않는다. 이른바 달관 세대라고도 불리는 현재의 이십대에게 최우선 가치는 오로지 생존뿐이다. 비단대한민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생존이 삶보다중요시되는 터에, 음악 듣기란 점점 더 사치에 가까운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시대. 음악 듣기에 있어서의 실패는 곧 시간 낭비에 다름 없는 까닭이다.
더 이상 "내가 평양냉면 좀 알지."라고 자부하지않는다. 그렇게 떠들고 다녔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이런 지 꽤 됐다. 하기야 음악도 내가 모르는 음악투성이인데 전문 분야도 아닌 평양냉면은 더하면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언제나 명심하는 게 있다. 진정한 놀라움은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보다 내가 잘 안다고확신하고 있던 걸 실은 잘 모르고 있었다는 깨달음속에서 찾아온다는 점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호기심 천국‘이다. 내게 재능이 하나 있다면, 그 대상이낯익은 것이든 낯선 것이든 호의를 발휘할 줄 안다는 점, 달랑 이거 하나뿐이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여전히 즐겁고,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때로는 등골이 서늘하다
일상을 반복하고 있지만 그 반복 속에서도 나를 조금더 앞으로 가보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마음이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마음이 향하는 방향은 있었다. 어두운 날도 저 밑바닥까지 어둡지는 않았다. 내가지금부터 들려주려고 하는 이야기들은 편의상 제목을 달긴 했지만 앎, 우정, 사랑, 연결, 회복, 경이로움, 아름다움,자부심, 기쁨과 슬픔, 희망같이 우리에게 대체 불가능한가치를 갖는 단어들이 이렇게 저렇게 섞여 있는 이야기들이다. 내가 돌려주는 이야기들이 기쁘게 이 세상의 일부가 되기를 희망하는, 더 나은 존재 방식을 원하고 만들고 싶어 하는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고 힘이 된다면 행복할 것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일부가되어 이야기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이다.
사실 내 친구처럼 뭔가를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서 알게 되는 것은 한 인간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힘이다. 그런 일이일어난다면 우리 삶은 방향을 바꾸게 된다. 가만히 있는것보단 사랑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사랑할 것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길을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나는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 사랑하는 가족이 살았을 수도 있는 세상의 많은 생명을 이미 구했고 또 구하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리는 자신이 누구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누가 우리를 더 살아 있게 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충분히 존중받지도, 충분히 위로받지도 못한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지금은 인간 정신을 극도로 왜소하게 만드는 목소리들이힘을 얻는 시대다. 적응의 동물인 우리는 이런 분위기에도 익숙해져 살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살다 보면 우리가영영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행복과불행, 슬픔과 상실, 우리의 가장 좋은 것인 희망과 사랑에대해서 말하는 법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 적응하느니 최선의 것에서 위안과 기쁨을 얻을 힘이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이런 정도의 정신적 붕괴를 감당할 수 없다. 유족들을 조롱하는 사람들 자신도 사랑과 이해를 원한다. 그것도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사는 동안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은?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만나고 만드는 것! 이 책을 읽고 작가의 발자취를 보니 이 작가가 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어쩐지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좋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