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슴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한국문학 전집 24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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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그의 이름이 생각날까.
그의 손을 잡고 걸었던 서울의 저녁 골목들이 아슴아슴 그녀의눈앞을 스쳐갔다. 그의 손아귀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따금 그가 그녀의 방에 와 묵을 때, 그녀가 그의 옥탑방에 가 잠들었을 때, 그녀는 종종 나쁜 꿈을 꾸고 소리를 치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었다. 그때마다 그는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하고그녀의 등을 뒤에서 끌어안아주었었다.
괜찮지, 이제 괜찮지?
혼곤한 잠에 취한 음성으로 그는 그녀를 달래곤 하였다.
그녀는 지금 그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서울을 떠나거쳐온 수많은 기차역들과 크고 작은 대합실들, 스쳐지나간 사람들, 춥고 먼 산길과 바람, 하늘과 땅과 몸부림치는 진눈깨비들이그녀의 몸속에서 거친 회오리를 그렸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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