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앞에서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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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용기를 엿보았다. 언젠가는... 나도

어려서부터 나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솔직하기를 바랐고 그래서 내 존재가 조금 더 가벼워지기를,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다. 돌아보니 그소망은 정확하게 내 결여를 가리키고 있었다. 자신이 결여한부분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 것일까. 누군가를 진짜로 사랑하며 사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관념을 습관적으로 입에올리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그게 용기인 줄도 모른다. 충만한 삶을 사는 사람은 인생이니 삶이니 같은 말에 관심이 없다.
내가 용기나 자유 같은 가치에 끌렸던 건 내가 비겁하고 부자유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 P-1

언제쯤 삶은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삶의 사건들은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제쯤 모든 규칙을 깨고 펼쳐지는 삶의 불규칙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연약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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