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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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낱말이 와닿았다.
정현종 시인의 <비스듬히> 중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바치고 있는 이여.

이 책에서 닮아가고 싶은 태도를 가진 여러 명의 어른을 만났다.

핵심은 지향입니다. 내 삶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게 중요해요. 삶은 여행이라기보다는 순례에 가깝습니다. 특정 장소로 간다기보다 지향하는 바를 알고 계속나아가는 거죠. 중세 격언 중에 ‘여행자는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라는 말이 있어요. 여행자는 비용을 지불하기때문에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불평하죠. 그러나 순례자는 길에서 방해물을 만나도 가고자 하는 지향이 분명하기에 걸림돌조차 안내자로 인식합니다. - P-1

잘못된 결정을 할까 봐 두려웠던 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요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은 ‘답이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답이 없는 문제들은 측정을 거부하고 다스려지지 않는다. 결흔, 육아, 이직 등에 관해 ‘선택의 효용‘을 파고들었던 저명한 수학자, 과학자, 행동경제학자들도 똑같은 딜레마에 처했다. 심지어 다윈마저도러셀 로버츠는 중요한 인생 문제는 계량화하는 것이 불가하니 ‘최고의 결정‘에 압도되지 말고, 그저 마음이 인도하는 대로 ‘뛰어들라‘고 조언한다. ‘옳은 결정은 없다‘는 걸 인정한후 겸허하게 직관, 윤리관, 좋은 습관을 따라가 보라고.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하고 음미해야 할미스터리‘라는, 우리에게 ‘완벽한 내일‘은 없고 오직 ‘결심이필요한 순간들‘만 있을 뿐
ㅡ경제학자 러셀 로버츠 - P-1

"결혼해야 할지 독신으로 살아야 할지,
자녀를 가져야 할지 무자녀로 살지.
이 일을 계속할지 그만둘지는근본적으로 ‘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개인의 삶에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테지만통제의 범위를 넘어선 야생의 문제들이지요.
‘완벽한 결정‘은 없습니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을 뿐이죠.
인생은 어차피 지도 없이 하는 여행이기에 완벽함의 반대는 ‘엉성함‘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음입니다." - P-1

보통 사람이 보기에 체크리스트나 동전 던지기는 합리와 비합리의 극단 같지만 둘 다 비슷한 효용이 있습니다. 그런 행위가 감정을 자극해서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 알려주죠. 동전이 나온 걸 보고 실망한다거나, 장점 몇 개를 단점목록으로 이동하는 자신을 보며, 진짜 마음을 목격하는 겁니다.
다윈도 그랬어요. 끝도 없이 결혼 장단점 목록을 작성하다.
마침내 데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의 직감을 따르기로 했지요. - P-1

일단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면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 달라진 자신이다. - P-1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경제학자로서 했던 좋은 선택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당장은 실수처럼 보이지만 후회하지 않으려고 내렸던 결정들… 그것들이 지금 제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결정들은 돌아보면 어떤 필연성을 가지고 있지요. 테드 창의 멋진단편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어보길 권합니다.
그는 ‘인생은 당신이 쓰면서 동시에 읽고 있는 한 권의책과 같다‘고 했다. - P-1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는 괜찮은 선택을 위해서는 ‘모른다‘는 투항의 자세가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선택의효용에 평생을 매달려온 경제학자가 우리에게 ‘완벽한 결정‘은 없고, 오직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만 있을 뿐이니,
‘답 없는 인생 문제‘에 꼭 맞는 정답을 찾으려 힘쓰지 말고그저 훌쩍 ‘뛰어들라‘고 했습니다.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 덩어리가 아니라 맛보고 음미해야 할 아름다운 미스터리라고 주장하면서요. - P-1

효용의 최전선에 있는 경제학자가 ‘도무지 모르겠다‘
고 생각될 때는 ‘뛰어드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결론내린 근거는 단순합니다. 잘못은 하루 빨리 수정하면 되고 설사 그리 되지 않더라도 생의 불가사의를 통과하고수용하는 것만으로도 성숙의 새 장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코넬 대학교 교수를 지낸 김현철이 《경제학이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에서 무수한 사회 실험과 데이터로증명하고 있는 것도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넓게 보면 내가 태어난 시대의 운, 국가의 운, 부모의 운, 건강과 성품의 운, 리더의 운, 친구의 운, 업계의운, 그날의 행운과 불운이 절묘하게 스파크를 일으켜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그렇게 던져짐과 뛰어듦의 균형을 잡아가며 사는 사이, 사람은 제 잘난 맛에 사는 줄 알지만 대부•분 남 잘난 맛에 산다는 의젓한 깨우침도 자리 잡겠지요. - P-1

때가 되면 ‘필요한 사람에게 메시지가 닿을 것‘이라고 위로해도, 다급하게 SNS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너는 재능이 부족하고, 이미 감이 떨어졌고, 쓸모를 다했으니 버림받을 것‘이라는 환청이 들려옵니다.
(빙그레 웃으며)그렇지 않은 작가를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낸 책이나 영상은 다 자기가 낳은 아이니까요. 환영받지 않으면 내가 버림받은 느낌이 드는 건당연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버림받을 거라는 착각도, 대단한 피드백이올 거라는 상상도 옳지 않아요. 이미 세상에 내보내면 내것이 아닙니다. 알아서 자라고 퍼지고 성숙해져 돌아오길 기다려야죠. 결정권이 나한테 없을 때 최선은, 신경을 끄고 할 일을 하는 겁니다. - P-1

나는 장기하를 통해서 ‘즐거움‘과 ‘잘함‘과 ‘계속함‘의 평형은 ‘적절한 포기‘에서 올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포기는자기만의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 그는 못하는게 있으면 짧게 절망한 후 자기를 잘 설득해서‘ 생의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부럽지가 않아>라는 노래를 부르는 그를 보면, 경쟁과비교의 중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듯했다. 포기할 때는약간 힘을 빼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고 했다. - P-1

성격이 평상시에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다면 품성은 힘든 시기에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줍니다. 품성은 낮은 본능을 극복하는 학습된 기량의 묶음입니다.
얼마나 높이 오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멀리 가느냐가 중요하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품성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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