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 몸으로 익히고 삶으로 깨닫는 앎의 철학
요로 다케시 지음, 최화연 옮김 / 김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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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나 자신이 달라지는 것
사람이 달라졌다는 건 과거의 자신은 죽고 새로운 자신이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
이를 반복하는 것이 배움.

80년을 공부해 온 사람이 하는 말.
인간이 파악할 수 있는 것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말에 나는 늘 이끌리는 것 같다.

젊었을 때는 뭐든 공부하면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령 그때는 모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라고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다기보다 정말 단순히 그럴 거라고 느꼈다.
그런데 언제쯤 그 생각이 무너졌을까. 어렸을 때부터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어떤 책이든 읽으면 이해할수 있다는 전제가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젊은 시절, 나는 책을 읽듯이 세상을 ‘읽으려 했다. 물론 세상이책이라면 읽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글자를 읽는게 반드시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세상을 읽기란 어려웠다. 세상사와 사람 마음이라는 - P-1

게 얼마나 복잡하고 버거운지 아무리 애써도 읽어낼 수없었다. 애초에 사람 마음은 읽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대학생이 되어서야 겨우 알았다. 그래서 전공분야로 해부학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죽은 자의 마음은읽을 수도, 읽을 필요도 없다. 읽을 수 있는 건 오로지 내마음뿐이다.
내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 밖으로 나와야 한다. 가가린 Yuri Gagarin (구소련의 우주 비행사-옮긴이)이
"지구는 푸르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지구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나 밖에서 나를 보지 못했다.
나 밖에서 나를 본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본다는뜻이다. 다행히도 이 일에 성공하지 못했기에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일은 없었다.
여든을 넘어 인생을 돌아보니 나는 알고자 했으나 결국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논하는 책을 세상에 낼 만큼 아직도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 P-1

인생에는 딱히 의미가 없어도 된다. 이 점을 상세히다루려면 이야기가 길어지니 여기서 논하지는 않겠지만 "인생의 의미를 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섬뜩해진다. 그런 경향의 씨앗들이 이따금 보이는 요즘세상에 이케다의 발언은 일종의 경고다.
인생의 의미 따위는 모르는 편이 낫다. 모르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그냥성이 풀리지 않은 채 정신을 다른 데로 돌리면 된다. 나는 정신을 산만하게 하려고 곤충채집을 비롯해 다양한일에 몰두한다. 오늘도 볕을 쬐고 있는데 곤충 한 마리가 날아왔다. 추운 날 생각지 못하게 곤충을 만나 몹시기뻤다. 나는 오늘도 건강하고, 이곳에 곤충이 있다. 그게 살아 있다는 것이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세상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알면안 된다. 조금만 더 가면 알 것 같은, 그 경계를 찾는 게참 어렵다. 이 책이 세상을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P-1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안다는 것과꽤 다릅니다. 안다는 것은 만난 적이 있거나 텔레비전에서 본 적 있는,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가리킵니다. 이해한다는 것과는 다르죠. 그 사람에 대해 안다는 것, 즉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상당 부분 예측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몸에서 그런예측을 하는 기관이 바로 ‘뇌‘입니다. 그리고 이런 예측을 요즘은 시뮬레이션이라고 하지요. - P-1

80대 후반이 될 때까지 나는 줄곧 자연이라 불리는세계를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어릴 때와마찬가지로, 나는 알지 못합니다. 땃쥐나 바구미도 쉽게 알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진정 알게 되려면 공명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이런 내 마음을 알았던 것‘입니다. 선생님과 나, 두사람이 공명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교양은 사람의 마음을 아는 마음"이라는 말씀을 입버릇처럼하셨습니다. - P-1

두 고체의 고유 진동수가 우연히 일치했을 때 발생하는 공명은 언뜻 보기에 참 신기한 현상입니다. 공명은의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무한에 있는 한 점입니다. 나는 땃쥐가 되었다가, 바구미가 되었다가,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좀처럼 공명에는 이르지 못했죠.
방식이 틀렸을 테지요. 이성으로 ‘알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의식‘으로 바꿔 말할 수도 있습니다.
진정 알기 위해서는 의식이나 이성을 벗어나야 합니다. 여기부터는 거의 종교의 세계이므로 이만 마칩니다.
합장.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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