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순간 : 시 -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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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으로 끝까지 겨우 읽어냈다. 시는 여전히 어렵다. 언젠간 이해하고 싶다.

우리가 지금 좋아서 읽는 이 책들은 현재의 책이 아니라 미래의책이다. 우리가 읽는 문장들은 미래의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러니까 지금 읽는 이 문장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시를 읽는 동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무용한 사람이 된다. 시를읽는 일의 쓸모를 찾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런 목적 없

이 날마다 시를 찾아서 읽으며 날마다 우리는 무용한 사람이 될것이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최소한 1시간은 무용해질 수 있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뭔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걸 순수한존재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날마다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그 순수한 존재를 경험할 수 있다. 시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것들, 즉 은행나무며 초승달이며 바다 같은 것들이 모두 그렇게 순수하게, 즉 존재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시를 읽는 시간 역시 그런 식으로 존재한다. 순수하게. 매일 반복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이 순수한 존재의 경험을 통해결국 우리는 이 세계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의 모호한 현상들을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모두 나중의 일이다. 지금은 그저 아무런 목적이나 쓸모 없이 하루 중 얼마간 시간을 내어 언어를 읽는 일이 우리에게는 중요하다. 다른 책도 좋겠지만, 시를 읽는게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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