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 소설가의 쓰는 일, 걷는 일, 사랑하는 일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생활의 귀엽고 작은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자를 또 한 명 찾았다.

내 머리의 벽에는 밋밋한 합판이 한 장 붙어 있다. 거기에 규칙적으로 작은 고리가 몇 줄로 죽 붙어 있고, 또 거기에 주머니가 걸려 있다. 어린 시절에 입었던 블라우스나 잠옷감으로 만든 조그만 주머니다. 그 주머니 하나가 책 한권 분의 기억이고, 좋아하는 장면, 등장인물, 대사 등이 구슬 모양으로 담겨 있다. 주머니를 열면, 언제든 알록달록한구슬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고 마음껏 굴리기도 하고, 볼에 맞대기도 하고, 빛에 비춰도 볼 수 있다.…………. 내게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그런 작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