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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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말 이스트 카인말 Einmal ist keinmal." 한 번 일어난 일은 전혀 없었던 일과 마찬가지라는 독일 격언이 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남자주인공 토마시가 곱씹는 말이기도 하다. 이 독일 격언이 사실이라면,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므로 우리의삶도 없었던 일이 된다. 인간 삶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우리의 인생이 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은 양쪽으로 튈수 있다.
인생을 단 한 번 산다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
인생을 단 한 번 산다면 결코 아무렇게나 살 수 없다.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면서 등장하는 가벼움과무거움의 대비는 이런 의미다. 인생이 한 번뿐이므로 누군가에게는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누군가에게는 참을 수 없이 무겁게 다가온다.

가벼움과 무거움도, 행복과 불행도, 모두 이어져 있다.
이 고약하고도 묘한 진실 앞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 참고로 나의 선택은 ‘맥주 나라의 특별한 주문‘이라는 글에 등장했던 말, "나단, 프로스트!Na dann, Prost!" 다.

19세기에 이르면서 독일에는 "Na dann, Prost! (나단,
프로스트!)"라는 말이 생긴다. 반갑지 않은 일이 닥쳤을때, 거기에다 여유롭고 의연하게 잔을 들어 건배하는 마음이다. 어쨌든 일어날 일을 막을 수는 없으니 마시던 잔을 꺾지 말고 계속 마시자는 뜻. 한때 유행했던 ‘KEEPCALM‘ 시리즈 중에서 ‘Keep calm and drink beer(진정하고 계속 즐겨)‘와 비슷한 슬로건이랄까. 삶이란 건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이다. 반갑지 않은 일이 닥치더라도 우리에게는 맥주가 있고, 함께 잔을 들어줄 사람이 있고, 서로의 행운을 빌어주는 마음들이 있다. 
Pr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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