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구원이 있을지 모른다는 내 꿈의 결말도 어쩌면 이렇게 스러져갈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니, 멈출 수가없다. 그것이 나의 기나긴 표류를 중단하게 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항구에 정박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5년 전 구원의 방편으로 꿈꾸었던 책 읽기의 세계는 달콤했다. 이제 나의 안식처인 서점에 가는 것은 더욱 구체적으로 행복한 행위가 되었고, 읽는 것이건 쓰는 것이건활자는 내게 가장 즐거운 존재가 되었다. 오늘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 속의 세상은 자꾸만 등 떠민다. 떠나라고, 가보지 못한 곳으로,
남은 반쪽을 실천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