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의 말과 저서를 편집한 책
아이들이 공연을 보는 사이 카페에 앉아 죽 훑어보다
마음에 몇 개 남기고 싶은 글들을 발견했다

공부한다고 완벽한 지혜를 더얻은 것은 아닙니다우리는 지혜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명예롭고, 용감하고,
당당한 말을 왜곡해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지혜를 공부하는 사람이 이미 완벽한 지혜를 얻었다고 생각해도 곤란합니다. 아직 지혜를 배우고 있는 사람이라면이렇게 말할 겁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존경할 만한 말만을 입 밖에 내려고노력하지만, 여전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덕 속에 살고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내가 한 말대로 완벽하게 살 수는없습니다. 아직까지 스스로를 다듬어 인격을 수양하고 훌륭한 본보기가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세운 목표를 전부 이뤘을 때 비로소 언행일치를 할 수있을 겁니다."
한편 선을 완벽에 가깝게 추구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할겁니다.
"우리에게는 애초에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판단할 자격이 없습니다."

나아가 현자라면 이렇게 대꾸하겠죠.됩니다.
"나는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며 산 적이 없소. 나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사람이 있을 뿐이오. 그가 내 목소리에귀를 기울이기는 했지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오."

부유함은 선이 아닙니다. 부가 선이라면 부를 지닌 사람은 모두 선할 겁니다. 하지만 사악한 사람 또한 부를 소유할 수 있으니, 선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없습니다. 부가 있으면 삶이 안락해지니 유용하고 좋은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다만 이렇게 구분한 미덕 중 한쪽을 고를 수 있다면 저는 피땀을 흘려야만 얻을 수 있는 미덕보다는 비교적 수월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미덕을 선택할 겁니다.

폭풍이 막 지나간 바다에는 거센 파도가 일렁입니다.
잔잔한 바다에도 잔물결이 일어납니다. 그러니 지난 일에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마십시오. 자기를 질책하며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충고를 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에게 확신을 가지세요. 그래야 올바른 길을 걷고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사방으로 뻗어 있는 수많은 갈림길에서도 이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확신을 잃는 순간 바로옆에 올바른 길을 두고 헤매게 될 테니까요.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흔들림 없이 잔잔한 마음을 그리스어로 ‘에우티미아euthyimia‘라고 합니다. 데모크리토스는 에우티미아, 즉 ‘영혼의 안녕‘이라는 주제로 훌륭한 논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잔잔한 마음의 상태를 평온함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꼭 그리스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것은 항상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내면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기껍게 바라보는 일입니다.
‘평온함‘이란 어떤 일에도 들뜨거나 낙심하지 않고 늘평화를 유지하는 마음의 상태를 일컫습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변덕스러운 사람은 산을 넘고바다를 건너 온 세상을 떠돌면서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나겠다."
모험가는 좋은 경치를 찾아서 충분히 감상한 다음, 이제거친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험한 땅으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겠다."
기껏 험지를 찾아서는 이제는 눈을 즐겁게 해줄 풍경이없어서인지 무언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겨울에도 날씨가 온화한데다가 항구가 발달해서 고대부터 수많은 사람이 터를 잡고 살던 곳으로 가자."
그러고는 군중이 떠드는 소리를 들은 지 오래됐으니 사람 구경을 하러 떠납니다.
"이제 도시로 방향을 틀겠다."
이들은 한 여행이 끝나기 무섭게 다른 여행지를 찾아떠납니다. 루크레티우스 Lucretius‘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에게서 달아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신에게서 달아나지 않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모든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자신에게서벗어날 수 없으며, 그 부담은 어떤 짐보다 무겁게 어깨를짓누르고 있습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고난은 환경이나 장소가 아닌 자신의 결점에서 비롯됩니다. 나약한 사람은 인내가 부족하기에 노력을 계속 이어가거나 쾌락을 절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어떤 행위를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없습니다. 툭하면 목적을 바꾸니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같은 자리에 되돌아와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시도를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자기 결점을 견디지 못해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에게서 달아나는 사람은 제멋대로 살면서 시간을낭비하다가 세상만사가 귀찮아지면 이렇게 불평합니다.
"언제까지 똑같은 나날을 견디며 살아야하지?"

무엇보다 평온한 마음을 원한다면 외부의 관심사에서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자기를 믿고, 좋아하고,
존중하며, 타인의 사정에 개입하는 습관을 멀리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에게 헌신하십시오. 또한 손실을 가볍게 넘기고 고난을 온화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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