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을 배우게 되는 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바다에선 모든 게 분명하지 않아서 좋다. 버텼던마음은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고, 끝은다시 시작이 될 수도 있으므로, 나는 오늘도 바다에서나이를 먹고도 울 수 있는 마음과 처음과 끝 사이를오가는 길을 배운다. 그러니 모두, 패들링을 멈추지말기를. 그리고 나아가기를 바란다. 라인업이 바로 저기에 있으니.

오래전 법정 스님의 "풍부하게 소유하지 말고풍성하게 존재하라"는 말씀을 글로 읽고 과연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오래 생각한적이 있다. 스물의 나에겐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어려운 물음이었다. 그런데 그날 첫 서핑과 서프보드위에서 처음 디뎌본 세계를 떠올리면 나는 답에 조금 가까워진 기분이 들곤 한다. 우리는 스스로 인식한 세계만큼 존재한다. 감각은 입력의 총량을 더 잘게 쪼갤 수 있을 때 고도화된다. 태어나 처음 경험한에스프레소에서 느껴지는 건 쓴맛이 지배적일 테지만, 점차 경험이 누적되면 우리의 혀와 코는 신맛과단맛, 바디감, 여러 계열의 향기를 구분해내기 시작한다. 감각하고 인식하고 움직일 때 나는 이곳에 존재하게 된다. 다시 첫 서핑을 떠올린다. 마치 파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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