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면서 수없이 반복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자기가쓴 것을 다시 읽는 일이다. 계속 써나가기 위해, 갑자기 딴얘기로 새지 않기 위해, 더 정확한 글로 완성하기 위해 조금 쓰고 읽고, 또 조금 쓰다가 읽는 일을 반복하며 자신의글을 점검한다. 앨범도 마찬가지이다. 노래를 녹음하면서동시에 수없이 반복하는 것은, 이상하지만 듣는 일이다. 실수가 없었는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충분한지, 여러 개의 같은 소절 중 어떤 게 더 나은지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려고 내가 부른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잘 쓰기 위해서 그만큼 읽고, 잘 부르기 위해서 그만큼 듣는다.
이 책의 제목을 그렇게 받아들여도 좋다.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여겨진다면, 일단은, 성공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 실패를 사랑한다는 말인가보다.
하고 생각해도 좋다. 그 해석이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