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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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러 사람들의 추천이 있어 관심을 가지던 차에 어머니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발견하고 집에 가져왔다. 오후에 아이들이 학원에 가고 집에 홀로 남아 있는 시간에 읽게 된 책.
작가는 아주 천천히 읽길 바랐지만, 주인공에게 몰입하여 빠르게 읽히는 책.

새삼스런 강조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한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해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전적 정의에 만족하지 말고 그 반대어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다.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 마찬가지다. 풍요의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못한 풍요가 숨어 있다. 하나의 표제어에 덧붙여지는 반대어는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의 이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일 년쯤 전, 내가 한 말을 수정한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이모를 죽인 겨울이 지나고 봄은 무르익어 사방에 꽃향기가 난만했다. 겨울이 있어서 봄도 있을 수 있다.
나도 세월을 따라 살아갔다. 살아 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죽기 전에는 아무도 인생의 별볼일 없는 삽화들을 멈추게 하지못한다. 우리는 크고 작은 액자들 안에 우리의 지나간 시간들을걸어 놓으며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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