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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ㅣ 총총 시리즈
황선우.김혼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르게 사는 멋진 사람들
일상에서의 작은 배려가 깃든 에피소드들을 읽으니
내 마음도 천천히 데워지는 기분
차올라 찰랑찰랑하던 여러 이유들에 마지막 한 방울이보태진 것뿐일거예요. 다만 여태 내가 쾌적하게 운동할수 있었던 환경에는 타인의 선의를 믿는 신뢰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죠. 그리고 내가 수영을 그만둬도 당연히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요. 그건 요즘 제가 다른 운동에 빠져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마음먹으면 언제든 수영을 다시 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거예요. 좀 쉬고 돌아가면 신경쓰이던 것들은 잊어버린 채 다시 다른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잠시 멈춘 것도 결국은 수영을 완전히 그만두지 않기 위해서라고요. 좀 이상한 말이지만 오래 지속하기 위해선 언제든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저도 북토크에서 그런 질문을 받아요. "작가님은 갓생을 살고 계신데 그러기 위해 어떻게 루틴을 유지하시냐"고 말이죠. 저는 그리 부지런하지도 못한 사람일 뿐이고 대체로 스스로에게 너그러우며 불규칙적으로 생활한다고 답합니다. 멀리 떨어진 타인의 일상이기에 매끄럽고일관되며 균형이 잘 잡힌 것처럼 보이는 착시일 뿐이라고요. 마치 다른 사람들 눈에 혼비씨는 회사 다니면서 꾸준히 지치지도 않고 글을 쓰는 듯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균형을 잡기 위해 기우뚱대는 과정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잖아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하듯 일상의 항상성을 지키려면 계속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일-일-일-일이 아니라 일-쉼-일-놂이 될 때야 비로소 그런 변화의 리듬이 만들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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