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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 청각장애 부모를 둔 소녀의 성장동화 ㅣ 장애공감 어린이 3
기시카와 에쓰코 지음, 오카모토 준 그림, 고향옥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아이들은 두종류인것 같다. 같은반에 장애아가 있으면 따돌림을 하던지, 과잉친절을 배풀던지...얼마전 초등6학년인 아들이 "엄마, 우리반에 OOO이는 장애아인가봐요. 애들을 매일 괴롭히고, 시험도 5점 맞고..." 이럴때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아들, 누구나 장애는 다 있다. 너와 생각이 다르다고해서 장애아는 아니지 않을까? 그리고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주절 주절 얘기는 했지만, 뭔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지고 있는 듯 찜찜했다. 그러던 중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를 접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했다. 초등6학년 아들녀석보다 초등4학년인 작은아들이 먼저 보더니 "엄마, 감동적이고 슬퍼요."라며 독서일기를 시키지 않아도 적어나갔다.
이 책은 간호사가 된 하나가 청각장애인 부모님을 둔 꼬마 환자 준을 만나면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부모님을 원망하며 화를 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수화를 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소녀, 하나가 주위의 편견과 부모님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꿈을 이룬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p98~99 발췌
엄마는 언제나 말하곤 했다.
"나는 청각장애인이라서 다행이야.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으니까. 시각장애인에게 진실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하나는 엄마의 눈이 진실을 꿰뚫어 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엄마는 사진만 보고도 첫눈에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인지 금방 알아챘다.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우리 하나가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을 늘 걱정하던 부모님에게 지금의 행복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하나는 문자 보내기 단추를 꾸욱 눌렀다.
엄마에게서 곧바로 답장이 왔다.
하나야 축하한다. 이 기쁨은 말로 다 할 수가 없구나. 만일, 하느님이 단 한 번만이라도 나의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너 의 목 소 리 가 듣 고 싶 어
하느이 눈에 들어온 문자는 눈물로 금세 흐릿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