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우물 1 펭귄클래식 22
래드클리프 홀 지음, 임옥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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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FTM 트랜스젠더‘의 서사인지, ‘레즈비언 부치‘의 서사인지, 혹은 ‘논바이너리‘ 혹은 ‘퀴어‘ 소설인지 구분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젠더 디스포리아가 있다고 바로 TG/TS/I/Q 등 이라는 것도 단순한 접근인 것 같다. 범주로 깔끔하게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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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배우다 - 젠더, 문화, 노화
마거릿 크룩섕크 지음, 이경미 옮김 / 동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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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은 나이 듦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다‘라고 정희진은 2003년에 썼는데, 이 문장이 이 책을 관통할 수 있는 메시지인 것 같다. 노화와 나이 듦에 대한 만연한 인식을 인식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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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과 자긍심 -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
일라이 클레어 지음, 전혜은.제이 옮김 / 현실문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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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것은 처세술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니고

관계나 정체성 자체를 단순화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그렇다.


정체성 정치에 대한 학적 비판은 많고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실이 급박하니 어쩔 수 없다.. 정도로 용인된다.

이걸 누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어쨌든, 운동(movement)이나 정치적 투쟁의 장에 들어설 때

너무도 쉽게 '거른'다거나 '자기 주장'을 의지하는 행태들이 보인다.

이 책에선 레드넥같은 '백인 쓰레기'(white trash)가 예시로 등장하지만

한국에서는 한국 남자, TK 지역 등등

자동적으로 안티 페미 혹은 꼴통을 연상시키는 기표들이 이에 해당할 듯 싶다.


지역비하나 '남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해당자들은 그렇게 반발하겠지만)

이들 자체를 달리 '해석'할 수는 없을까?


물론, 동성애에 반대한다는데(뭘 반대한다는 건지 모를) 진심인 여러분들과

트랜스젠더나 성별 정체성에 대한 일관된 입장조차 없는

시대착오적인 '래디컬'들을 이해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이들이 등장하는 맥락과 상황을 자긍심을 산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르는 게 아니라 해석하고,

혹은 아프지만 사건들을 증언하는 것이 다층적인 논의를 형성할 수 있게 하진 않을까?


주장을 현실로, 전제로 포장하고, 상상적인 서사를 써 내려가는 것의 폭력성이 감지되는 요즘

자신의 (조금 가볍게 말할 수 있다면) '흑역사'까지도, 혹은 아팠던 경험까지도,

혐오적이라 느껴지는 타자까지도, 나를 부정했던 타자에 대한 경험까지도.

해석의 자원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단순히 혀를 차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장애와 퀴어함, 프릭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면서, 몸으로서 사는 삶을 저자는 인식했다. 

몸이 부각되고, 몸으로서 인식되는 삶은 '몸이 없는 것처럼 인식하는' 존재들과는 다른

인식을 갖는다. 이런 인식은 조화롭지 않다. 조화로울 수 없다. 인과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인과적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경험들을 증언하는 한편, 이것들에서 자긍심(pride)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차원을 보려는 의지. 그것의 발현. 이것이 망명자의 인식론적 강점이 아닐까?


저자가 대도시 규범성(metronormativity), 비장애 중심주의, 개발 담론에 대해 인식하는 것 또한, 자신의 경험과 과거를 쉽게 흘려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을 단순화하는 것, 생각을 정지하는 것. 이런 단순함은 결국 자기 의견을 현실에 맞추려는 의지만(일종의 폭력) 산출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수많은 젠더화된 가능성이 정상이 되는 것이 아닌, 매우 평범하고 친숙한 것이 되는 것이다'라는 진술에서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경험 부족을 생산하는 규범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기능이 아닐까 싶다.


책의 후면 카피에 등장하는, 몸-퀴어-장애-페미니즘-환경-계급(서술상의 분리일 뿐임)을 경험으로, 생활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익숙한 이야기 이긴 하지만, 저자는 도전적이고 문제적인 해석을 제공한다. 


확증편향이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주장과 의견이 전제도 되고 논증도 되고 결론도 되는 '생각 정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냥 이 책을 한 권 주는 게 답이 되지 않을까? 대항담론을 행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적대(정치에서 적대는 당연하겠지만)와 적의가 무언가 비뚤어졌다고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은 다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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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과 자긍심 -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
일라이 클레어 지음, 전혜은.제이 옮김 / 현실문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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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극복한(했)다거나, 과거와 단절하자는 건 현실 인식이라기보단 ‘주장‘에 가깝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증언하고 어떻게 자긍심을 가질지가 아닐까? 장소도 정체성도 경험도 역사도 생활도 삶도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충분히 시의적절하면서도 문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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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
김영옥 외 지음,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기획 / 봄날의책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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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히 필요한 인식은 돌봄에 대한 것입니다. 가족주의(‘긴 병에 효자 없다‘), 의료 담론, ‘비정상‘의 병리화, 돌봄의 시장주의 등이 현재 돌봄을 직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젠더 정치와 연령주의에 대해서도 탁월한 입장을 많이 볼 수 있고, 참고할 텍스트들도 많이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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