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를 초대하는 방법 - 기후위기 시대, 인간과 자연을 잇는 도시 건축 이야기
남상문 지음 / 현암사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은 단순히 건축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도시 공간을 자본의 논리로만 이해하는 시선을 넘어,
생명을 위한 장소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 한 마리를 초대하는 데 필요한 것이
작은 물웅덩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지속 가능성과 공공성이 얼마나
단순한 실천에서 시작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의 도심에서는 그 작은 공간조차
경제성과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생명을 초대하는 물이 아니라 가르는 물’이라는
표현이 특히 오래 남았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정주와 거주였다.
우리는 효율과 이윤만을 좇는 과정에서 장소와 관계를 잃어버렸고,
그 결과 도시는 삶의 자리와 멀어졌다.
그러나 진정한 거주는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며,
더 나아가 전체가 부분이고 부분이 전체라는 숲의 질서처럼
도시 역시 인간 중심이 아니라 관계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구조와 건축의 철학 속에서 탐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또한 철학적 논의가 추상적인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일상적 공간 사용과 직접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이 있으며,
빙하의 소멸이나 산호초의 죽음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사는 도시와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새를 초대하는 방법』은 건축을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며 도시의 삶을 고민하는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성찰을 던져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지금의 도시가 누구를 위한 곳인지,
또 내가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