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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로 읽어보는 독서목록.
이번엔 평범한 일상속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찾는 소설편.
(이라고 어거지로 분류를 해봤다...-_-)
사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락커>까지 보고 올리려고 했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서.. 일단 이 세 편만 먼저 올린다.

 

                                        

 

1. 멀리 돌아가는 히나 (요네자와 호노부/ 엘릭시르) - 추천지수 3.5/5

믿고보는 고전부 시리즈, 이번엔 단편이다!
1년동안 벌어지는 고전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묶어낸 이번 책에선
고전부원들간의 미묘한 관계가 사건의 주 대상이 된다.
특히 자칭 에너지 절약주의자인 오레키는
자기와 정반대로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고 덤비는 지탄다와
자꾸 엮이는 일상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원제인 'Little Birds Can Remember'(작은 새들은 기억한다)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코끼리는 기억한다(귀찮아서 영어는 안 썼다)'를 패러디한 듯.

 

이야기 1. 해야할 일은 간략하게
학교에서 해마다 붙는 기묘한 비밀클럽 구인광고.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오레키는 해야할 추리만 간략하게 이용해 풀어낸다.
너무 잘 보이는 곳이 오히려 심리적 사각이 된다는 게 포인트.

 

이야기 2. 대죄를 짓다
학교에서 이름난 호랑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평상시 그 선생님이라면 하지않을 일...
현장에 있던 지탄다는 영 이유를 알 수 없고,
지탄다의 호기심을 풀기 위해 할 수없이 오레키는 추리에 나선다.

 

이야기 3. 정체 알고보니
우연히 여관에 놀러간 고전부원 친구들.
거기서 기묘한 귀신 소동에 말려든다.
그리고 이 소동으로 인간의 관계는 겉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는 걸 안 지탄다는 슬퍼한다.

 

이야기 4. 기억이 있는자는
해리 케멜먼의 '9마일은 너무 멀다'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
방과 후 갑자기 다급하게 나온 교감 선생님의 방송.
평상시와는 다른 다급한 방송 내용을 가지고,
지탄다와 오레키는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추리한다.
우연히 들은 이야기에 숨겨진 중대한 범죄를
순전히 논리로만 풀어나가는 독특한 구성. (추천작)

 

이야기 5. 새해 문 많이 열려라
지탄다의 부탁으로 새해부터 신사로 끌려온 오레키.
우연한 착각으로 창고에 갇히는데,
부유한 집의 외동딸인 지탄다의 평판을 위해
소리소문없이 나가야하는 두 사람.
잭 푸트렐의 '13호 독방의 문제'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추천작)

 

이야기 6. 수제초콜릿 사건
고전부원인 미야카는 역시나 고전부원이자 중학교 동창인 사토시에게
고백하기 위해 발렌타인 초콜릿을 만든다.
그런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흔적도 없이 초콜릿이 사라지는데..
도대체 누가 가져간 건지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미야카와 사토시의 사이도 서먹해진다.

 

이야기 7. 멀리 돌아가는 히나
양력과 상관없이 음력을 따지는 히나 축제에 참가한 오레키.
그런데 갑작스럽게 히나 축제의 순회코스가 바뀌면서
축제는 어수선해진다. 그리고 오레키도 지탄다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2.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제3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정지향/문학동네) - 추천지수 3/5

고백하건데 내가 이런 류의 소설을 읽기엔 너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인정했다.


지방 캠퍼스의 예술대학에 다니는 '나'는 남자친구 요조와
인도 여행때 만난 해외입양아 민영과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여행을 다닐때 게스트하우스나 호텔 대신 남의 집 카우치에서 잠을 자는
일명 '카우치 서퍼'인 민영은 지리멸렬했던 나와 요조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가족이 붕괴된 '나'라는 주인공이 역시나 가족이 붕괴된 두 사람을 만나
유사 가족을 만들어 위안을 받는다는 줄거리부터 솔직히 맘에 안 든다.

성장 소설이라지만 사실 '나'라는 존재의 변화도 크게 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요조나 민영의 인물 해석이 너무 뻔하다는..
더 많은 건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글쎄, 적어도 이 소설은 그 나이대 젊은이들이나 읽어야지,
그 나이대를 훌쩍 넘어선 나같은 사람에겐
그냥 치기어린 철없는 애들의 이야기로밖에 안 느껴진다... -_-

 

 

 

 

 

 

 

 

 

 

 

 

 

 

 

 

3. 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열린책들) - 추천지수 3.8/5

언제나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내러티브,
그리고 결코 만만치않은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이다.
이번엔 프랑스의 유명한 아내 살해범인 푸른 수염에서 모티브를 얻은 기발한 스토리.

 

25세의 젊고 패기만만하며 아름다운 아가씨, 사튀르닌은
고향 벨기에를 떠나 파리에서 미술학교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다.
친구 코린의 좁고 지저분한 집에 얹혀살며 만성 피로에 시달리던 중,
눈길을 확 끄는 월세 광고를 발견한다.
<욕실 딸린 40㎡ 크기의 방. 주방 기구 완비된 넓은 주방 자유롭게 사용 가.>
파리 한복판에 위치한 호화 저택의 방이, 겨우 월세 5백 유로!

 

문제는 이 저택에 세들었던 여자 8명이 행방불명되어 소식을 알 수 없다는 것.
이런 가운데 사튀르닌은 <세입자 면접>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방을 차지한다.
저택의 주인 돈 엘레미리오 니발 이 밀카르는 20년째 저택 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계란과 황금에 집착하는 마흔넷의 남자인데 사튀르닌에게 광적인 애정 공세를 펼친다.

 

겉으로는 돈 엘레미리오의 열광적인 애정공세를 받으며 단물만 쏙쏙 빨고 있지만
점점 더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튀르닌.

한편 돈 엘레미리오는 사튀르닌에게 저택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지만 단 한 곳,
암실의 검게 칠해진 문만은 열지 말라고 경고한다. <잠겨 있진 않소>라는 말과 함께.

 

몇 년전에 봤던 카트린 브레야의 <푸른 수염>도 참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도 정말 재미있다.
온갖 지적이고 냉소적인 농담이 쉴새없이 따다다다다하고 펼쳐지는데,
이게 묘하게 리듬감이 있다는 게 이 작가의 특징.
(개인적으로 프랑스어를 배우고싶은 이유중의 하나가
이 작가의 소설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결국 예상대로의 파국은 일어나지만 최종 장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모호하다.
그리고 결말의 환상적인 마무리는 아멜리에 노통브 소설을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어이없거나 허탈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기회가 된다면 카트린 브레야의 <푸른 수염> 영화를 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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