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해몽사전 걷는사람 소설집 10
박정윤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에게서 내려온 삶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가는 소리.


원래 딸은 엄마의 인생을 참 많이 닮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싫다고 싫다고 말과 표현은 하지만 그러면서 무의식중에 엄마의 행동들을 계속 보고, 그걸 따라하며 습관으로, 삶으로 물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나 또한 엄마가 내게 하던 행동들을 한다.

그릇이 싱크대에 쌓여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삼시세끼를 제때에 먹지 않으면 손이 떨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빨레가 쌓여있으면 못보고, 거울에 얼룩이 져 있으면 화가 난다.


이 모든 것들이 기존에 내 엄마가 갖고 있던, 그리고 내게 잔소리하던 일들이다.


소리의 할머니는 무녀다. 그리고 소리의 엄마는 할머니를 따라 무녀이긴 했지만 중간에 도망쳐버렸다. 하여 소리는 무녀가 될 수도 있지만 안될 수도 있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리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소리의 선택은 꿈해몽사전을 만드는 것!


마음아픈 이야기도 있다.

꿈 많은, 하고싶은 일이 참 많은 소녀이지만 세습무녀란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선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라고 강요받는 예원과 여진. 그들은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소리를 부러워 한다.


다른 사람의 삶에서 부러운게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돈이고, 어떤 사람은 명예이자, 어떤 사람은 권력이라 말을 할 지 모르지만 난 자신의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때 내가 못참겠던 것은 내 시간이지만 내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였다. 밥먹는 시간도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파서 병원에 가는 시간도 모두 내가 아닌 윗분들의 일정과 생각, 그리고 지시에 따라야만 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이기에 내가 선택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기에, 그 기본이 감사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한 것일지도...


책의 결말은 해피엔딩이기를 바랬건만 오픈결말이지만 왠지 새드엔딩에 더 가깝지 싶다.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가고 있어 더 마음이 짠했던 그런 이야기였다.



** 본 후기는 도서만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