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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관 - 국내 최초 군대폭력 테마소설집
윤자영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12월
평점 :

여자 작가들은 절대 쓸 수 없는 군대 이야기를 담아둔 책!
정말이지, 읽기 전엔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는 내내 아주 그냥 울분을 토하면서 아직도 군대라는 조직이, 문화가 이따위려나라는 생각과, 실제 이런일이 있으니 이야기도 나왔지란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네요.
드라마 DP를 본 후기들을 보면 어떤 사람은 "이게 진짜 있는 일이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얼마전 내가 있던 부대의 모습이구먼!"이라며 후기를 쓴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아마도 이 책의 이야기도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있는 그런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물론 이 책의 내용은 가.상.이지만 말이에요!!!)
그렇게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학교폭력을 근절하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가능하면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학교에서도 교육부에서도 엄청나게 노력을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이유, 그리고 회사에서도 매년 의무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있음에 아직도 미투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미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이 사라지기 보다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되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군대도 마찬가지일꺼에요.
오죽하면 DP에서도 그랬고, 책에서도 그랬지만 "티나지 않게 때려"서 실제 겉으로 보기엔 티가 안나게 하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겠습니까.
전 사실 여자이기에 그간은 "여자가 애 낳는데 불이익 당하니까 남자는 당연히 군대에 가야하는거 아니야?"라고 우겼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요즘은 여자들이 아이를 낳는 것을, 기르는 것을 선택하듯이 남자들도 군대를 선택해서 가야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물론 그렇게 됨과 동시에 아이를 낳은 여자들은 그만큼 보상을 받아야겠죠? 지금처럼 경단녀가 아니라, 저처럼 연년생 낳아 연속으로 육아휴직을 했다고 연속 최하 마이너스 평가를 받는게 아니라 말이죠.)
책을 읽는 내내 함께 화내며, 함께 공분하고, 함께 힘들어하면서 읽는 순간 왜이리도 시간이 빨리가고 줄어드는 페이지수를 아까워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