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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평점 :

죄많은 인간을 처단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쫓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
어찌보면 통쾌하다.
하지만 어찌보면???!!!(그렇지 않다는 말이겠지???!!!)
고등학생때 수업시간!
무슨 과목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선생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의 조상님들중에 독립운동가 계신 집 손들어봐!"
"..."
"없네.(너무 당연히도 그럴 것이라 예상하신 말투로...) 그럼, 자신의 조상님들중에 친일파는 절.대.로.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손들어봐!"
의외로 선생님의 이번 질문엔 하나 둘씩 손을 들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하신 선생님의 한마디...!!!
"과연... 그분들은 정말 떳떳하실까?"
선생님의 의도는 이것이였다. 대놓고 잘 알려진 친일파는 아닐지언정, 지금 우리나라에서 내놓으라는 사람들, 아니 남들이 봤을때 '저 정도면 잘 산다'는 사람들(정치인도 다 포함하라 하셨다) 중에 독립운동가 자손은 없고, 친일파는 아니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숨은 친일파의 자손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이다.(어쩌다보니 난 학교는 좀 잘사는 집이 많은 동네에서 다녔었다.) 그리고 친일파는 아니지만 그 속에서 잘 버텨서 지금까지 이어온 분들은 결국 행동대장으로 움직이진 않았지만 이름도 일본어로 바꾸고, 학교도 일본학교를 다니면서, 일본인들에게 묻혀서 정말 잘 먹고 잘 살아온 분들이라고...
이 말씀의 숨은 의도는 무엇이였을까?
대놓고 잘못한 사람만 잘못이 있을까?
그걸 묵인하고, 침묵한 사람들도 잘못이 있기에 지금 우리중엔 그 누구도 역사에 떳떳하지 못하다는 말씀을 해주시면서 지금부터라도 나라를 위해서 잘 하고 말씀하셨다. 그게 조상의 죄를 씻는 길이라나 뭐라나~
왜 내가 책 이야기가 아닌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이 책엔 정말 나쁜 놈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런 정말 나쁜 놈들을 처단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런 진짜 나쁜 놈들을 처단할 권리가 이들에겐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그들이 처단되면 그것으로 진짜 끝나는 것일까? 그들의 잘못으로 이뤄낸 것들로 호의호식하는 후세들은 그냥 두는게 맞을까?
보면 좀 통쾌하긴 하다. 그리고 정말 이런 정의로운(과연?) 일이 꼭 진짜로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도 생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이것이 정말 진정으로 정의롭다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것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하고, 피해를 입고, 그 피해입은 가족들에게 큰 용서가 되는 것일까?
2권이 나온다면...
저자는 이런 부분까지도 꼭 고려해서 새로운 집행관을 뽑아내 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