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P_38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 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다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워 졌을 거 같아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각기 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중략)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게 더 중요한 거예요.

 

P_39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고 정확한 내용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요시모토 바나나가 어릴 때 친구도 안만나고 책만 읽었대요. 작가의 아버지가 요시모토 다카아키라고 유명한 학자인데, 일본 같은 사회에서 친구 없이 지낸다는 건 좀 위험한 일이다, 아이가 이상하다,주변에서 걱정을 하니까 그가 그렇게 말했대요. 친구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애가 그냥 책을 읽게 내버려두라, 인간에게는 어둠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거예요. 동감이예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어둠이에요. 친구들 만나서 낄낄거리며 웃고 떠들면서 세월을 보내면 당시에는 그 어둠이 사라진 것 같지마 실은 그냥 빚으로 남는 거예요. 나중에는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야 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