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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리뷰 - 이별을 재음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책 읽기
한귀은 지음 / 이봄 / 2011년 1월
평점 :
'만남이 설레이고 아름답다'라고 만남만을 가지고 좋아하고 설레이고 기분좋아 할 나이가 지나버렸다.
어른이 되어 버린다는 것은 이별에도 익숙해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건 무척 슬픈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에 친구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울지 않으셨어." 라고 담담하게 말할 때,
"가실때가 되었다면서..."라고 말할 때, 갈때가 되었다고 보내주는 것, 눈물 한방울도 흘리지 않고
그 사람 가는 길을 배웅해주는 것, 영원히 볼 수 없음에 담담해 지는 것.
그것을 자연스럽게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잔인하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이별을 잘 받아들인다고 해야할까.
고민을 했었다. 사실 그 고민은 지금도 한다.
'동물농장'이란 프로를 보면서 동물 애호가나 동물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지만
그들의 감정에 감동받고 눈물을 흘리는 일반인으로서 동물보다 내 삶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과의 이별에
우리는 과연 익숙해 질 수 있을까. 덤덤해 질 수 있을까.....
"어쩌면 당신의 연인은 독특한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라는 문구가 무척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이별 리뷰>
이별을 리뷰한다는 것이 어쩌면 좀 생소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겪는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상처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아니, 자유롭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유로우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
이별을 잘하는 법.
나의 이별을 마치 책 한권인냥.
여느 이별 소설처럼 그렇게 이별을 읽는다는 것.
참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느낌이었다.
작가는 책의 뒷장부터 읽어도 좋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에게 해당되는 부분부터 음미해도 된다는 이별리뷰.
작가는 총32권의 책을 리뷰해준다.
"나는 사랑받는다, 고로 존재한다"
이런 느낌은 늘 상주하지 않는다. 사랑받고 있다는 이 느낌은 자주 도래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이별 직후라면
사랑받던 자신이 온 데 간데 없어지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 즉 사랑받지 않고 있는 모습과 생생하게 대면하게
된다. -p55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은 자신의 색이 있다. 그 색으로 글을 쓰고 그 색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슬픔, 이별이라는- 어디서나 공통된.. 아주 흔한 소재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 이별을
리뷰해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는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처럼, 이별을 자신속으로 투영시켜서 나만의 소설을 만들어내는, 그런 느낌 :)
두려워 너를 예를 들어 남을 위로할 때가 올까봐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봐'라는 원태연의 시처럼
두렵지만 언젠간 담담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그리고 그렇게 이별에 점점 담담해져야 할,
비록 시간이 해결해 준다지만, 스스로의 이별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가 리뷰를 할 수 있을만큼 당당해야 할
이유가 우리가 사랑가는데 필요한 그 담담함이 때문에라도 우리는 그녀가 들려주는 책을 통한
이별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무리해도 아무리 반복되도 이별은 슬프고 아프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별에 담담해지기 위해 무척 노력을 해야 한다.
나 이제 괜찮아요. 다시는 오지마요. 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 이제 괜찮아요-
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는 삶에서 끊임없이 이별을 리뷰한다.
아픔에 익숙해 질 수 없지만 그 아픔에 유연하게 잘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 !
책이 주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