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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단란한 저희 가족이예요. 일주일에 세번 이상은 외식하고 대부분 외식할 때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고기를 자르며 품위를 위해 백화점 쇼핑과 명품백은 기본이고, 어머! 자동차 안타고 어떻게 걸어다녀요. 맙소사!!
라는 품위(!)있는 소설을 보고 있으면,
삶에서도 요구하는 것들을, 소설속에서 조차 봐야하다니..
아....... 너무 세속적이야.... 인간적으로.....정.말. 짜.쯩.나.라고 외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들을 위해 유쾌함을 가지고 나타난 소설이 있으니 그 이름이 바로 - 고.령.화.가.족
맥주 한캔을 들고 주말 내내 'ㅋㅋㅋㅋ'하고 웃게 해준 즐거운 책이 있노라니 그것이 바로 고령화 가족이었다.
공중그네에 이라부씨 같은 친구를 원츄한다면.. 고령화 가족은 기대한만큼 충분한 즐거움을 줄 것 같다.
# 평균나이 49세 우.리.는 고령화 가족이예요! - 어머니, 형, 나, 동생, 그리고 조카. 뭐 이렇게 따지면 아주 평범하고 단란한 가족이다.
결국, 우리 모두 다 엄마집으로 모인 단.란.한. 가.족.
진짜다- 믿기에 따라서는....;;;
형 오함마- 전과 5범, 변태성욕자, 정신이상. 교도소 자기 집처럼 수시 들락날락
나- 실패한 영화감독. 실패랄 것도 없는게.. 성공한 작품도 없음
동생- 물장사 하는 예쁜 중년 여인. 이혼경력 겨우 두.번., 금방 세번째 '성실한 남자' 근배씨를 덥석 물음 그리고 세번째 결혼에 성.공.
조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 버릇없고 교양따위 안드로메다로 보낸지 오래이나, 나름 의.리.있.음.
뭐 이렇게 보면, 조금 독특해 보이려나?
# 우리는 가족이예요!!!
"아저씨 내 이름 알아요?" 조카 이름 모르는 삼촌
이혼한지 얼마 안되서 남자 끌어들이는 그녀의 엄마
담배피다 걸린 조카 삥뜯기
분홍 어린이 팬티 도난 사건(!) 이후 집 나가버리는 조카를 분홍 팬티의 범죄를 일으킨 당사자가 찾아오는 희귀한 풍경.
게다가 알고보니 형과는 이복형제, 여동생과는 이부남매!!! (오예..!!!)
그리고 엄마와 엄마가 바람나서 낳은 동생의 아빠와의 재결합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막장 드라마 인거죠???
#짚신도 제 짝이 있답니다
오함마...도 사랑을 한다 뭐...... 그리고 심지어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
왕 찌질한 나도 캐서린과 연애한다............
두번 이혼... 뭐 그게 별수냐며 그녀.. 세번째 결혼도 한다.
엄마.......... 돌아가신 아빠와 '정리'를 하고 미연의 아빠와 재결합(?)한다.
눈물 쏴~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짚신도 다 제짝이 있다구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유쾌했다. 유쾌하게 산다는 것이 꼭 행복하게 산다는 아니겠지만, 이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왠지 이들도 나름 행복하게 사는 인.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가?라고 묻는다에 우리는 정의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왜냐하면 각자의 행복은 다 다르니까.
하지만, 이 막장 가족이 막장가족이니까 '행복하지 않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닌 거 같다. 서로 의리아닌 의리를 지키면서 서로를 보듬고 나름(!) 아끼면서 살아가는 재미난 가족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웃으면서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 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삶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법이다. 내 앞에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짐작할 수 없다. 운좋게 피해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 미리 걱정하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p286
이 재미난 가족 이야기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특별하고, 특별한 듯 하면서도 조용히 흘러간다. 이 고령화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