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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의 입학식 - 조선의 국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ㅣ 키워드 한국문화 4
김문식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평점 :
왕세자도 입학식을 한다고?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는 사실 정말 매력적인 시리즈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도 역사를 등한시 여기고, 세계사란 과목은 거의 사라져가는 요즘
고전으로 향하는 이 시리즈는 내 눈을 충분히 확- 끌만 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이 있듯이, 우리 선조들부터 '교육'을 대단히
중요시 했다.
왕세자님까지 이정도이니 그 열풍이 나름 대단했으리란 짐작은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교육 열풍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조선의 국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거야?
원래 입학식은 어디서 유래한거야?
아니 뭐.. 왕과 왕비의 아들로 태어나면 되지..라는 대답이 당연하겠지만,
외아들이면 쉽겠지만- 이게 또 여러모로 경쟁이 있는 나름의 경쟁 사회가 아닌가..
결론적으로
입학식이란 제도에 유래는 유교 경전인 '예기'에 기록이 나타나지만, 중국에서는 양나라와 당나라를 제외하면 시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당나라 이후에 중국에서 입학식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조선시대에 왕세자들의 성균관 입학식이 성행했는데,
이는 사실 중국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실천한 것은 조선이었다. 조선은 유고식 전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조선의 현실에 맞게 이를 조정했으며, 자신들이 유교식 전례를 제대로 실천한다는 것에 대해 문화적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따라서 왕세자의 입학식은 조선시대의 특징적인 국가 전례이자 교육 목적을 가진 왕실 행사였다고 한다.
조선에선 계속 입학식이 거행된거야?
결론을 말하면 YES다. 입학하는 나이는 8세와 13세라는 논란이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 두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되던 조선의 입학례는 16세기 말,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에 관련 책들이 많이 소실되어 선조는 입학례 정비에 많은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선조는 '국조오례의'의 규정을 입각해서 다시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광해군 대가 되면서 입학례는 다시 정상적으로 거행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1910년 대한제국이 멸망하면서 입학례는 사라지게 되었다. 신식학교가 세워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학식의 예(禮)
왕세자는 스승에게 예(禮)를 올린다.
사실 왕세자는 다음 왕인데 스승에게 예를 올린다.. 그것도 스승 앞에서 바닥에서 엎드려서 공부해야 한다.
이는 필자도 인상적이었다고 적었지만 나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키워드 속 키워드 다섯가지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내용인 즉, 인조는 이가 불편하다 생각되어, 개정할 것을 건의 했지만, 인조의 명령을 받은 예조는 이를 반대했다고. 스승과 제자 사이에 동등함은 예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고, 왕세자의 책상 만들기는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고 왕도 더이상은 이야기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동방예의지국' 조선왕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화폭속의 입학식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 화폭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궁궐을 나서는 출궁도
공자님께 술잔을 올리는 작헌도
왕세자와 스승사이를 왕복하는 왕복도
스승에게 예물을 드리는 수폐도
스승에게 교육을 받는 입학도
입학식을 마치는 수하도 까지...
확폭속을 거닐며 왕세자의 입학식에 눈으로 함께 참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뭘로 공부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책은 소학이라고 한다.
조선은 건국과 더불어 유교를 강조했는데, 기본적인 교재로서 소학을 매우 중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인조대에 입학교제가 대대적으로 바뀌었는데,
소학에서 대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유인 즉, 왕세자의 책봉식이 늦어진 관계라고 한다.
왕세자도 시험봐?
결론적으로 말해 YES!
회강은 매월 2일과 16일에 있는데,시강원의 관리가 대부분 참석한 가운데 왕세자가 그 동안 배운 내용을 평가 받았다고 한다. 거 참, 왕세자도 편하게 살 날이 없었구나 싶다.
그래도 국왕과 왕비의 생일, 일식과 월식이 있을 때등은 휴강을 했다고 하니, 휴강의 재미도 쏠쏠히 알고 있는 왕세자다 ^^
왕세자도 수업을 받는 동안은 한사람의 유생에 불과했다.
유교를 중시한 조선시대 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스승을 높였으며 (이것도 유교에서 중요시 하는 내용) 소학과 대학같은
유교에서 중시하는 것들을 공부했다.
소학이란 책은 바로 대학의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기본이 된다는 믿음 아래, 조선의 왕세자들의 교육이 여기에 입각해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왕세자의 입학식이 단 한명의 왕세자만을 위한 입학식이 성대했음은,
그리고 공자에게 술잔을 올리고 왕세자가 낮은 자세로 스승 앞에 공부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왕세자의 입학식이 가진 의미는
나름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백성들에게 '보여주기' 파급 효과!!!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국왕도 중요하지만, 왕세자 때부터의 이미지 관리도 중요한 것 같다. 오랜 존경과 사랑을 받기 위해, 유교정신을 내세운 조선에서 택한 왕세자의 교육 방법!
나름 의미가 있고 아주 유용한 그리고 이미 지나간 세대를 읽는 우리에게는 재미와 역사의 교훈을 주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