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의 유토피아 -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꿈꾼 세계 키워드 한국문화 5
서신혜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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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기회가 되어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원문으로 공부했던 적이 있었다. 복숭아꽃이 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세상과 단절 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우연히 어부가 만나서 호위호식을 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고는 나왔는데 나올 때 분명히 표시를 해두었는데 결국은 찾지 못했다는 내용.


조선인의 유토피아
우리들의 할아버지가 꿈 꾼 세계..
그 곳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떠올리니 감흥이 색다르다.


안평대군하면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소설 '운영전'의 주인공이 안평대군이 살던 궁궐의 궁녀라는 것이고 두번째가 몽유도원도이다.


몽유도원도하면 너무나 아쉽고 가슴을 칠 일이,
일본 덴리대 소장이다.

침략의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의 뼈아픈 곳을 찌르듯이, 세계적으로 찬탄을 받고 있는, 안견의 아름다운 그림과 문인 21명의 글이 적힌 정말 국보급 물건이 일본에 소장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가슴을 치고 통곡할만큼 아쉬움을 남긴다.


예술적으로는 너무나 뛰어났지만,
정치적으로는 한없이 슬퍼야만 했던 안평대군!


그의 삶의 한 부분을 보여주듯이, 몽유도원도는 아름다운 자태를
마구 뽑내고 있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꿈을 꾼 것을 그림과 글로 나타낸 희소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다.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도원을 여행하는 꿈.
그리고 뒤늦게 신숙주와 최항이 등장하는데, 역사적으로 그들의 배신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함께 하지 않았던 것이 뭔가 섬짓하게 다가올만 하다는 필자의 말이 왠지 신빙성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세상을 살면서, 그 누구나 한번쯤 느껴보는
그런 곳에서 살고픈 꿈을 꾸는 유토피아..
어쩌면 예술적으로 마구 꿈을 펼치고 싶었던 안평대군에겐 정말
절실한 곳이 아니었을까.. 정치적인 역경과 피바람이 부는 왕실세계에서
아까운 그의 재능은 더욱 오래 발휘되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이상향을 네군데 소개하고 있다
바로 매력적인 키워드 속 키워드라는 파트인데, (이 파트 마음에 든다 ^-^)
청학동
이화동
단구
화룡굴이다

지금의 청학동은, 꿈속의 청학동이 아니라 이름을 따서 만든 청학동이라고 한다.


안평대군이 꿈에서 거닐던 곳을 발견하고서 만들었다는 무계정사.
이 곳으로 인해 안평대군은 힘든 역경을 겪게 되지만,
그가 꿈 꾼 세계에 대한 발걸음
그리고 그가 꿈꾼 세계를 이루고자 했던 예술적 투혼은 정말 박수와 찬사를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꿈꾸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특권이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안평대군은 역사속 정치 풍랑속에 슬픈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예술적 투혼은
우리의 영혼을 울리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면서 역사속의 한 획을 조용히 긋고 있다.


조선인들 뿐 아니라, 우리들의 할아버지들 뿐 아니라
우리도 꿈을 꾼다.
어쩌면 이루지 못한 이상향에 대한 꿈이 우리의 예술 세계를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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