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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하루키, 그 지독할 정도의 중독성에 대하여.
누군가가 “어느 일본 소설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거나, “일본 소설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라고 묻는다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하루키? 그렇다면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 본적이 있는가? 읽어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의 소설을 이해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대답할 수 있을까?“오! 나는 이해하고 있어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쯤이야 얼마든지!” 라고 자신있게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가? 과연 우리는 그럴 수 있을까?
1Q84에서 그가 끊임없이 던지는 당신의 세계에는 몇 개의 달이 떠있는가? 라는 질문에 우리는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
그의 글은 끊임 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다. 그 소통이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어쩌면 너무나 상상속에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비판을 들을지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의 글에 열광하고 그의 소설을 기다린다.
1Q84. question마크를 달고 나온 그가 물음을 제시한 세계에 들어갈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의 세계에 동감할 자신이 있다면 우리는 진정 아오마메와 덴고를 만날 자격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이해하는 Q의 세계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Q와 더불어 우리에게 주어진 question은 무엇인가? 대하여.
아오마메, 유일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친구를 자살로 잃은 사람, 어릴 때의 첫사랑을 간직하며 끝까지 그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 상처를 받았으나 자신은 끊임없이 강하다고 믿으며 상처를 방패로 가리고 사는 사람. 누군가를 소중히 할 줄 알면서도 결국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랑을 위해서 자신을 당당하게 희생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
내가 만난 그녀는 그랬다.
나는 강하다고 끊임없이 외치면서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단 한순간의 question도 갖지 않고 당당하게 앞으로 전진해 나가는 그녀였다
덴고, 어느정도의 재능은 있으나 선택받지 못하는 학원에서 수학 선생님을 하고 있으며 연상의 유부녀 걸프렌드와의 일주일 한번 연애로 삶을 대체로 만족하고 사는 청년. 겉으로만 보면 불륜을 안고 사는 평범한 딱히 주목받지 못할만 한 삶을 살고 있는 그였지만, 그의 삶에도 question이 달린다. 그녀의 삶에 갑자기 나타난 후카에리. 그녀는 그의 삶을 얌전히 뒤집어 놓는다. 바로 ‘공기번데기’를 통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떠올린다. ‘첫사랑 아오마메’와 ‘과연 나는 정말 아버지의 자식일까?’. 그는 question에 세계에서 오히려 더 현실 세계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사고하며 그리고 행동한다. 그는 question의 세계에서 아오마메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한다.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소극적임을 벗어난 Q세계에서의 그가 변화해가는 모습이다.
후카에리, 그녀는 결국 신비주의 소녀이다. 그녀의 삶에도 question이 달리지만 그녀의 말 속에는 결코 question마크가 없다. 그녀는 이 소설에서 평범한 삶을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반기를 들고 나선다. 그녀는 우리에게 피틀 피플을 소개한다. “리틀 피플? 꼬마 인간들?” 리틀 피플들은 그녀를 통해서 세상에 나왔고 공기 번데기를 만든다.
자유자제로 몸 크기를 조율할 수 있고, 특별한 능력까지 부여해 줄 수 있고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한 도저히 상식으로는 믿을 수 없는 존재- 이상한 리틀 피플.
리틀 피플은 하필이면 후카에리를 통해 세상에 나왔고 후카에리에게 공기번데기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으며 그녀의 아버지를 리더로 만들어서 세상에서 바라보는 ‘이상한’ 집단을 만들게 한다. 정말 세상에 눈으로 바라보면 아동성폭력자에 이상한 사이비 집단을 이끄는 교주이지만,(이 집단에 모습은 요즘 한국에 모 종교집단들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순수한 종교적 의미를 퇴색시키고는 정치 종교를 만드는 어의없는 집단들) 사실 그 스스로는 그리 원하지 않는 것 같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오마메에게 자신을 영원한 잠 속으로 보내 줄 것을.. 리틀 피플과의 소통구를 절단 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요구는 조용히 실행 되었다. 아주 조용히.. 표면적으로 그 어떤 변화도 없이.. 그러나 그 적막이 더 어색할 정도로.. 그렇게 모든 일들은 한 사람과는 관계없이 빙글 빙글 돌아간다.
결국 아무것도 내가 이해할 수 있든 받아들일 수 있든, 선택은 내 몫이다. 이것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결국 나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강요받았든 자연스럽게 흘러왔든 결국은 내가 한 것이며 우리는 여기에 대해 끝없는 question 마크를 달고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다.
* 당신은 사랑을 믿나요?에 대하여
사실 이야기를 쭉 읽다보면 알겠지만 그들은 즉 그러니까 아오마메와 덴고는 서로를 사랑하는 사이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이일 것이다. 적어도 서로의 존재를 가슴에 두고 살아가는 걸 보면.. 우리가 삶을 살면서 누군가를 흠모하며 가슴에 담고 살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런 두 사람이 이 두 권의 소설 책에서는 단 한번도 만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익히 보고 알고 있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따위는 여기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나는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만 만날 기회는 딱 한번 있었다. 뭐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 결국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처럼 막을 내리지만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침표로는 끝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하루키 글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는 우리에게 또 question을 던지고 마무리를 짓는다. 결국 question을 던진 하루키에게 독자들은 열광하고 이번에도 하루키의 승리다!
아오마메는 그 입속의 쳐넣은 총구에 정말 Q세상과 작별을 고했을까?
정말 리더의 말대로 덴고는 그녀의 희생으로 구원 받았을까? 덴고는 아오마메를 찾겠다고, 그녀를 찾겠다고 결심했다.
하루키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결코 확신도 확답도 주지 않은 채로..
그리고 그 답을 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우리의 매일을 question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는 ‘하늘에 몇 개의 달이 떠 있는가?’에 고심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떻게 살아야 더 잘 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는가?’ 등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 만약 당신도 그런 의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면, 적어도 그 정도 사고를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당신도 이 question왕국 1Q84에 초대 받을 자격이 있지 않겠는가. 당당히 하루키 왕국에 초대받은 당신! 아직까지 question의 세계에 들어갈까를 망설이는가? 어째서 당신은 이 향연을 즐기기를 망설이는가? 나는 당당히 당신에게 하루키의 향연에 참여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만큼 1Q84는 지독하게도 매력적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