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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상륙작전 - 마드리드의 골때리는 그녀들
김정선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우리나라에서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순간이라면 1945년 8월 15일 광복절과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일 것이다. 시대가 흘러가며 역사적인 의식도 희미해져 이 날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들에 질타가 이어진 적도 있을만큼 이 날들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순간이었다. 특히, 한국전쟁에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영민한 판단 하에 이루어진 인천상륙작전은 지금까지도 한국전쟁의 양상을 뒤바꾼 기묘한 책략으로 칭송을 받고 있는데, 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감행되었던 또 하나의 전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병흠 중령으로 등장하는 소설 속 모델의 실제 주인공 '최병해' 중령은 2022년 '금성충무무공훈장'과 '종군기장', 그리고 미국의 '동성훈장'이 수여되었지만 이미 소천한 뒤였다. '최병해' 중령을 찾다 보니 굉장히 특이한 이력이 보였는데, 한국전쟁 이후 변호사의 삶을 살았다는 점이었다.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살다간 군인, 그에게 어떠한 이력이 있었을까? 이 책에서 최미사, 최미조, 최미동 자매의 아버지 일을 밝히기 위한 노력으로 방송국 PD와 연을 맺으며, 아버지 '최병흠'을 추적하는 과정에 사건들이 드러난다. 인천상륙작전, 그 위대한 전쟁으로부터 며칠 전 '최병흠' 중령과 500명의 부대원은 청진에 상륙하게 된다. 그러나 작전과 달리 모든 지원은 끊기고 고립된 순간 한 아이를 발견하고, 그 아이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소대원은 중상을 입는다. 일진일퇴의 상황 속에서 구출 헬기가 돌아오고, '최병흠' 중령과 아이만 헬기를 타고 돌아오고 나머지 부대원은 장렬히 산화한다. '최병흠' 중령은 이를 평생의 죄책감으로 살았고, 빚진 목숨인 만큼 남을 돕는 변호사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이러한 영웅들을 '연금'을 타기 위한 속물들로 여겨지는 광경도 등장하고, 이익에 거짓 기사들을 내보내 곤경에 처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병흠' 중령이 구해낸 아이, '장단이'의 등장으로 역사적 진실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여러모로 도움을 받고,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것들이 마치 신의 역사하심처럼 이루어져 점차 진실이 전파되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였던 점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 드러난 '청진상륙작전'의 진면모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그 전쟁에서 '도망자'가 되었고, 이름조차 기억 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위대한 인천상륙작전 앞에 그들의 희생이 있었고, 그러한 희생을 우리는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