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제의 마지막 왕은 누구인가? - 역사의 대척점에 선 형제, 부여융과 부여풍
이도학 지음 / 주류성 / 2024년 8월
평점 :
역사적으로 회자되는 라이벌들이 참 많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형제가 라이벌이 되어 권력을 다투는 경우도 있었는데 고구려의 연개소문의 아들 남생과 남산, 남건이 그러하였고 타의적이었지만 무열왕 김춘추 사망 이후 왕위를 계승한 문무왕 김법민에 대립하여 당나라는 신라를 정벌할 야욕으로 그 동생 김인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참 기묘한 형제가 있다. 백제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과 부여풍이다.
부여풍은 백제부흥군의 지도자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고, 백제 의자왕 이후 백제 제32대 왕으로 계보를 적은 사람도 적지 않게 보인다. 그만큼 백제의 부흥 운동을 굉장히 정통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증빙이기도 하다. 그런데 백제의 부흥 운동은 하나가 아니었다. 부여풍의 형제 부여융도 백제 부흥군의 지도자였다. 다만, 당나라에 의해 옹립된 사람이었고, 그래서 대중들이 많이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부여융의 운명 또한 기구하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백제 무왕 시절, 의자가 태자로 책봉되었는데 보통의 시기보다 굉장히 늦은 시기였다. 이후 의자가 왕위에 오른 후 삼국사기에 가장 먼저 태자로 등장하는 사람이 부여융인데, 백제 멸망기에는 다른 아들로 태자가 변경되어 있다. 백제 내 정치 권력이 극심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두 형제의 삶을 이도학 교수는 학술적인 근거를 가지고 대중들에게 설명한다. 백제사로 명망과 지위가 높은 이도학 교수님의 저술서이기도 한 이 책은 굉장히 학문적인 느낌이 있어서 책이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감을 모를 정도로 깊이 빠져들 정도로 학술 서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두 형제의 이야기를 대조하며 소설처럼 읽어나갈 수도 있고, 형제와 둘러싼 이야기들을 읽는 내용들은 마치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느낌마저 든다. 두 형제의 삶을 통해 다시 백제 말기를 조명하는 이 책에 관심이 생긴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