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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며 걸은 길 2,900리 -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와 조선수군재건로 도보 순례기
권광호 지음 / 렛츠북 / 2024년 3월
평점 :
노량해전에서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며 적의 탄환에 의해 숨을 거두신 이순신 장군은 어떠한 마음으로 나섰을까? 이순신 장군의 기록을 살펴보면 출병하기 전부터 '원수를 갚는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란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목적이 분명한 삶을 살아간 분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목적이 이끄는 삶에는 고난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도 백의종군이란 고난을 당하였음에도 이겨내고 다시 복귀하신 이력이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하며 걸으셨을 길을 따라가며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헤아리는 책이다.
책의 시작은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생가 터에서부터 백의종군의 첫 걸음이 된 의금부 터를 찾아가면서 시작한다. 국토대장정처럼 출발하여 목적지까지 쉼 없이 걷는 것은 아니고, 작가가 시간이 될 때마다 이전까지 걸었던 길을 기점으로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 그 길들을 따라 걷는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가족과 같이 걷기도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책에 제일 특이하였던 점이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어떠한 것들이든 이순신 장군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을 평생에 걸쳐 괴롭힌 원균과 관련된 장소에 들렀을 때에 원균과 얽힌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하며, 이순신 장군의 다른 풍모를 드러내는 등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백의종군로가 끝을 맺었다고 생각할 때, 백의종군을 마치고 돌아온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시며 걸으셨던 수군재건로를 따라 걷는 작가의 2번째 일정이 시작된다. 다시, 똑같은 관직에 임명을 받아 무너진 수군을 위해 걸었을 것이라고 생각 되는 그 길을 걸으며 한편으로는 애초에 억울했던 백의종군로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되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민이 많이 담긴 길이 아니었을까 싶었는데, 실제 그 길이 관광지처럼 되어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12척의 배만큼이나 군관 9명과 병사 6명으로 시작했다는 점은 더욱 놀라웠던 것 같다. 어쩌면 영웅적인 이순신 장군의 모습만 알면서 살아왔을지 모르겠지만, 이순신 장군의 진정한 고뇌와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 살아간 위대한 길을 따라가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