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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평점 :
어느 날 등교길에 작가 '최인호'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제4의제국', '해신', '왕도의 비밀' 등 역사 소설로 이제 막 최인호 작가의 작품에 빠져들었을 시점이었기에 이 부고 소식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시기가 언제였는지 금방 지나서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에디션으로 '최인호의 인생 꽃밭'이란 글 모음집이 출간되었다기에 읽어보게 되었다.
책의 제목 '꽃밭'은 최한경이란 유생이 남긴 반중일기에 박소저를 사랑해서 남긴 연애시의 한 대목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에서 빌려왔다고 한다. 최한경의 정말 사적인 이야기였던 것처럼, 이 책에는 최인호 작가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연작으로 실려 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는데 그 중에 하나에서 큰 감동을 받았던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무심의 즐거움'이란 챕터였다. 최인호 작가가 서울신문에 '유림'을 연재하고, 부산일보에 '제4의제국'을 연재할 시기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한 달에 약 600매의 원고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최인호 작가의 한 마디가 있는데, 행복감에 젖어있는 시기라고 말하며 그 원인을 무심이라고 말한다. 매일 신문을 읽으며 정보에 몰두하던 최인호 작가가, 신문 대신에 TV의 뉴스를 보는 것으로 시간을 줄였는데, 관심 있어 하던 것에 무심함으로서, 즉 하루 24시간의 고정된 시간 속에서 다른 것들의 시간을 줄임으로 내가 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인호 작가의 일상 이야기로 다양하게 느낀 점들을 글로 써낸 이야기들의 연작집이 바로 이 책이다. 최인호 작가의 솔직한 삶과 더 이상 마주할 수 없는 새로운 최인호 작가님의 작품에서 느끼고 싶었던 최인호 작가님의 느낌,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면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