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밖의 고사성어 - 일상이 새롭게 보이는 뜻밖의 네 글자 25
채미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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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읽어본 사람들은 사자성어에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대체로 사자성어는 옛 고사에 따라 만들어진 경우가 많고, 그래서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자성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삼국지에 많은 고사성어가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읍참마속泣斬馬謖', '칠종칠금七縱七擒' 등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아마 생각하기에 '구사일생九死一生'이지 않을까 싶다. ‘10명 중의 9명은 죽고 1명은 살았다.’라는 의미로 대다수가 알고 있을 것이고, 이 내용은 어떤 내용일지 또 궁금해졌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상식 밖의 고사성어’란 책의 제목이 이것을 노렸는지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었던 '구사일생九死一生'의 의미가 원래 ‘10명 중의 9명은 죽고 1명은 살았다.’라는 의미와 달리 ‘내 몸이 10번 중의 9번 죽고 한 번 살아남는다고 하여도’의 의미였었고, 그러다 보니 ‘살아서 다행이다’가 아닌 ‘죽어도 후회 없다’라는 의미로 알고 있던 의미가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 다른 ‘상식 밖의 고사성어’를 담아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던 옛말이 지닌 반전의 의미를 풀이하면서 일상을 다르게 보고 삶에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이 책은 설계되어 있다.

이것 외에도 가장 감동을 받은 사자성어가 바로 '천하무적天下無敵'이란 단어였다. 이 단어는 세상에 겨룰 만한 적수가 없다는 뜻으로 한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속뜻은 정말 다른 말이면서도, 이 원래의 뜻을 가장 잘 이어받은 뜻이었다. '천하무적天下無敵'은 맹자의 글에서 나오는 뜻으로 임금이 어진 정치를 좋아하면 천하에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뜻으로 원래의 의미는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정치야 말로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들의 반전된 의미를 하나씩 알 때마다, 이 말을 처음으로 언급했던 사람들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이 책을 썼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알고 있는 사자성어지만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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