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4 - 난세의 인걸들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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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벌써 사마천의 사기 4번째의 책이 출간되었다. 그런데 4번째의 책의 이야기의 구성이 조금은 흥미롭게 느껴졌다. 책의 제목은 난세의 인걸들인데, 그 첫 번째 에피소드인 화씨벽은 초나라의 한 사람인 화씨가 귀한 돌을 발견하여 왕에게 진상한 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이 화씨의 진상품을 왕은 거짓으로 여기고 오히려 다리를 자르는 형벌을 내린다. 한쪽 다리를 잃은 화씨는 쫓겨났지만, 다음 왕이 즉위할 때 다시금 그 귀한 돌을 가지고 가서 진상한다. 그러나 그 다음 왕 역시 거짓으로 여기고 남은 다리마저 잘라버린다. 그렇게 두 다리를 잃은 화씨는 진상품 앞에서 울며 지낸다. 그렇게 다음 왕이 즉위했을 때, 사연을 들은 신하들을 통해서 그 귀한 돌은 화씨벽으로 다시 태어난다. ‘화씨벽에 얽힌 사건은 그 뒤로도 계속 이어진다. 화씨벽은 후일에 진시황의 도장인 전국옥새가 되기도 한다.


사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볼 수 있는 점은 화씨벽이 실제로 귀한 보물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돌덩이 취급을 당하고, 화씨벽을 소유한 주인인 화씨 또한 두 다리를 잘린다. 그런데 이후에 나오는 전국시대의 인물들의 취급이 마치 화씨벽과 정말 비슷한 일을 겪는다. 맹상군 에피소드에서는 맹상군이 위험에 처했을 때, 평소에 인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도선생과 닭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던 두 사람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고, 무시당하던 풍환은 맹상군을 최고의 자리에 다시 올리고 또한 끝까지 함께하는 충의로운 사람이었다. 굴원의 에피소드에서는 굴원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초나라는 점점 망운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고, 문경지교 에피소드에서는 전국시대 속에서 빛나는 염파와 인상여의 관계를 배울 수 있었다. 범저의 에피소드에서는 뒷간에 쳐박히며 굴욕을 당했던 범저가 장록으로 변하며 승리하여 굴욕을 갚는 일들을, 그리고 평원군의 모수의 이야기를 통해 모수는 자신을 드러내어 그 주인에게 이득을 주었으며, 이담은 자신의 말을 들어준 평원군을 위해 목숨도 내놓는다.


사마천이 범저를 평한 이야기에 이러한 대목이 나온다. 범저는 능력이 있었는데, 능력이 있다고 모든 일은 성취할 수 없고, 이러한 고비들이 없었다면 능력이 발휘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화씨벽또한 예전부터 진귀한 보물이었지만 그 가치를 알아주는 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난세의 인걸들 또한 자신을 알아준 자를 위해 가치 있게 쓰였지만,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버림 받고 그 말로가 비참하였다. 그러나 그 인걸들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제시되면서 이제 정말로 춘추전국시대의 종결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다음 권에는 어떤 내용일지, 그리고 끝이 다가올수록 이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진시황의 등장이 더욱 기대가 된다.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7892)에 응모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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