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의 표류기, 헨드릭 하멜 다문화 인물시리즈 6
박현진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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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전 세계를 지배했던 칭기즈칸의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할 정도로 두근거리는 이야기이다. 그런 칭기즈칸의 이야기를 접하는 다양한 것 중에 상당히 이색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서양인의 관점에서 본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 그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가 우리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쓴 이야기이기 때문인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하나 있다. 바로, 네덜란드인으로 조선에서 머물며 조선의 이야기를 쓴 하멜의 하멜표류기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하멜이라는 사람이 표류하였는데, 당시 조선의 정책상 이방인을 간첩 등으로 생각하여 억류하는 정책을 썼는데, 그렇게 억류되어서 13년 동안 조선에서 보낸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당대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들은 많다. 이러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경우 정치적 입장에서, 기득권자의 처지에서 기록한 바가 동, 서양을 막론하고 대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주관적인 입장에서 서술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민간의 처지에서 쓴 책의 경우 상대적인 입장이다 보니 주목을 받는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책이 바로 외국의 입장에서 당대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도 이러한 입장의 책이다. 30년 동안 동방으로 세계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그러나 하멜표류기는 약 13년간 조선을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기록이다. 이러한 것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고 자산이다.


책의 마지막에 더 뜻깊었던 문구가 있다. ‘하멜이 조선을 떠나서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 조선과 무역을 시도했고, 이후로 결혼하지 않고 살았다는 대목이었다. 조선에서 억압되어 있던 하멜은 단순히 조선이 자신을 억압한 나라는 아니었던 것 같다. 책에서도 하멜은 조선에서 가정을 이루었고, 이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견해를 내었는데, 이 추론은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하멜을 조선을 그렇게 좋은 나라로 만들었을까? 예로부터 조선에 이웃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었고, 이것이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도 생각한다. 다문화시대, 그 어떠한 것보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결국 이는 더 좋은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다문화시대의 또한 좋은 표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멜의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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