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아들
허성수 지음 / 렛츠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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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일을 할 때에 매사에 서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처음으로 하는 일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으로 하는 일들에서 어찌 능숙함을 바랄 수 있다는 말일까?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모순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면 모든 것에 있어서 능숙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생각은 욕심이고 교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욕심을 내고 싶어 하는 많은 분야들 중에서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종교적인 부분이다. 모두가 서툴지만, 능숙해 보이고 싶어서 때로는 페르소나를 만들어 보여주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책은 단편소설들을 모아서 엮은 묶음 형식의 소설이다. 이 소설의 첫 번째 이야기는 놓친 열차를 위하여란 제목을 가진 교회 청년 마태호의 이야기이다. 신앙을 위해 참가했던 선교단체에서 만난 홍록화라는 여성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가진다. 당연히 자연스러운 섭리였지만 굉장히 서툴렀기 때문에 질투라는 감정에 실수도 하고, 못난 자신의 모습에 비하도 하고, 군대 가기 전에 여자친구를 만들고 가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위해 살아가지만 결국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에 그녀의 동생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고, 그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 여자의 결혼에 가지 못하지만 그 여자가 보낸 편지를 받고 또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단순한 설교집은 아니다. 그렇다고 작가가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는 간증집도 아니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녹여낸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소설 속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과 마주하게 되고, 주인공의 삶의 이야기는 그 어떠한 것보다 간증이 되고, 그 어떠한 설교보다 더 큰 은혜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텍스트는 성경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독교적인 삶이 녹인 이러한 소설들은 성경만큼은 아니지만 성경에 준할 만큼의 은혜를 우리에게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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