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엄마
김지연 지음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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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휴가를 떠나요.
바다가 좋을까요?
산이 좋을까요?

한참을 달려 도착해요.
창문을 넘어 바닷바람이 후욱
차안을 채워요.

"와, 바다다!"




돗자리, 파라솔, 선크림, 수건,
물과 간식거리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
튜브, 공, 물놀이 모래놀이 장난감들 ……

넘실넘실 온 몸으로 환영하는 바다를 향해
와다다다 뛰어가버린 아이들을 좇아
왼 팔에, 오른 어깨에 이고, 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무거운 걸음을 옮깁니다.

나는 엄마니까요.




부서지는 하이얀 파도 아래
사라락 사라지는 모래알들을
발가락 사이사이로 느끼며
바닷물의 온도를 얼른 가늠하고 싶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나는 엄마니까요.




돗자리를 깔고,
내동댕이쳐진 신발을 가지런히 모셔다 놓고,
파라솔을 펼쳐요.
묵직한 아이스박스로 돗자리를 내리 누르고
언제든 달려올 아이들을 대비해 수건도 넉넉히 꺼내둡니다.

이제야 털썩 엉덩이를 붙이고
파도소리를 음악 삼아
속세의 시간을 잠시 멈춰보려는데 ...

왜 저 파도는
왜 저 바람은

날 가만두지 않는 겐지.

"엄마!!!"
"엄마!!"

뜨거운 태양 아래
이글이글 붉게 익어가는 나는
엄마입니다.



바다라 뜨거운 건지,
엄마라 뜨거운 건지,
헷갈리는 순간에도
엄마의 시간은 흘러갑니다.

아이가 함께하는 한,
엄마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엄마의 사랑은 멈추지 않고 타오릅니다.

엄마,

붉은 엄마.


붉은 엄마의 사랑이

적당한 온도로 타올라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덥혀주기를
이 사회의 온도를 높여주기를
엄마의 마음을 감싸 안아주기를

엄마,
엄마.

끊임없이 타오르는
꺼질 줄 모르는 당신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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