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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ㅣ 꿈꾸는돌 37
최상희 지음 / 돌베개 / 2023년 9월
평점 :
"최상희의 소설은 신기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매일매일 깃드는 빛을 단추처럼 정확히 만져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김지은 문학평론가님께서 써 주신 추천사의 일부이다.
이 구절은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을 다 읽은 내 마음을
맞춤하게 표현하는 말이었다.
녹주, 차미, 오란.
세 여고생의, 수더분하게 흐르는 무형의 시간을 만질 수 있는 형태로 조형해 펼쳐 낸 다섯 이야기.
#우산은하나로족하다
- 없어진 것이 그나마 속눈썹이라 다행인 녹주가 찾은 차미 그리고 오란.
우산 하나 그 아래에서 더없이 가까워지는, 시작하는 이야기
#더이상도토리는없다
- 숨겨 놓은 도토리와 함께 까는 도토리 그 사이에서 도망가고 추격하는.
하지만 잡히고 싶은 꼬리, 이제는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은 도토리 이야기
#고양이는부르지않을때온다
- '둥실이, 점배, 코점이' 동묘이명.
고양이로 엮이는 보드라운 사랑 이야기
#예상은빗나간다
- 들어맞길 바라는 예상, 빗나가길 바라는 예상.
두 예상 사이에서 줄다리기 중인 도서관과 빌런, 그리고 반전 이야기
#대신전해드립니다.
-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을 이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중이 제 머리 깎기는 어렵겠지만, 걱정없다. 내게는 믿어주고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16/pimg_7586402144049536.jpg)
그들의 시간을 함께 지나오며 나는, 나의 청소년기, 십대의 시간으로 돌아갔다.
그들의 시간에서 촘촘한 믿음을, 흔들리는 불안을, 단단한 의지를
두 눈으로 만지고 손 끝으로 느끼면서 나는 어느덧 그들 사이에, 그들과 함께 존재했다.
김지은 문학평론가님의 말씀이 맞았다.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져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최상희 작가님의 소설.
최상희 작가님은 마법사였다. 시간을 살리는 마법사.
청소년기, 일상의 시간을 오롯하게 되살려
독자로 하여금 그 시간을 다시 살아 볼 수 있게 하는 시간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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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청소년기의 시간,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십대의 시간,
당신의 잃어버린 그 시절의 시간을 찾고 싶다면
반드시 만나 보시기를 권합니다.
잃어버린 십대의 나, 그 시절의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모든 게 왈칵 기억났다. 평범하고도 불가사의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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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십대의 시간을 관통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권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또 다른 내가 되어 만나는 시간.
좀 어색하긴 하지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잃어버린 속눈썹을 찾을 수 있는 시간.
왠지 모르게 뻥 뚫린듯한 마음의 구멍을
세 친구의 기민한 사랑의 씨실로 따스하게 메울 수 있는 시간.
잔잔하게 흐르는 소설 속 일상의 시간에 몸과 마음을 맡겨 충만한 쉼과 함께,
다시 일어설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어디론가 연결된 우리의 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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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엔 시간 마법사, 최상희 작가님의 소설을 거꾸로 따라가며 읽어보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