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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연결하는 집 - 더불어 사는 공동체, 지역사회권
야마모토 리켄 지음, 이정환 옮김, 성상우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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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야마모토 리켄

그가 주장하는 지역생활권은 주거 형태의 변형을 통해 생활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건축 설계의 진정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령화와 독거의 시대에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 주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는 어떤 형태로 진화해야 할 지지 궁금했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시도가 있었다.
그의 주제는 "연결", 이를 위한 재료는 "투명성"이다.
강남의 임대 아파트 단지와 판교의 단독주택단지
강남의 아파트에 대한 만족도는 확인할 수 없었다. 판교의 주거는 초기에 입주민의 반대가 심했지만 입주민들은 그곳에서의 삶에 만족했고, 건축가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단절된 밀실이 아닌 유연한 개방감을 통해 이웃과 연결되는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책 속에서 📖

p25. ‘내 집’을 소유하도록 철저하게 유도해놓고 이후에는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p114-115. 주거전용지구라는 사고방식, 그리고 그곳에 만들어지는 가족전용주택이라는 사고방식은 이제 파탄에 이르렀다. 기존 주택지의 ‘지역사회권화’는 곧 ‘탈전용주택화’다.

p143. 일단 집을 소유하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이것은 ‘내 집 소유’ 정책의 결점으로 소유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지요. 지역사회권에서는 상황에 따라 임차하는 넓이를 증감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주택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어요.

p152. 현재의 자본주의에서는 분할판매가 쉬운 균질한 것을 거래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지역사회권에서는 사생활과 공공영역 사이에 ‘공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경계를 부드럽게, 애매하게 만드는 장소의 특성을 살려냅니다.

‘판교 하우징’
p160. 손님을 맞이하는, 즉 외부에 열려 있는 장소와 개인적인 장소가 확실히 구분되어 있었다. 한국의 전통주택뿐 아니라 어떤 주택이건 그런 구조야말로 주택을 외부사회와 접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구조였다. 그런 주택이 사라지고 단순히 밀실 같은 주택으로 변한 것은 근대화 이후에 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주택이 민간주택업자에 의해 상품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이후부터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고령화 사회에서 그런 밀실 같은 주택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주택으로 되돌리자는 뜻은 아니다. 현재 우리 시대에 어울리는 주택을 우리 자신이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남하우징’
p183. 사실 이 강남프로젝트는 사행활 보호라는 ‘상식’이 지금까지 지역공통체 형성에 얼마나 많은 손실을 끼쳤는지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앞으로 한국사회에서도 지역사회권 같은 주거방식이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지역사회권시스템은 1가구 1주택시스템을 대신해 앞으로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주거방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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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소영 옮김, 류충민 감수 / 더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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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일본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
믿고 보는 이유는 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재미있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서움을 느끼는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않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걸어 다니는 식물, 너무 큰 식물, 너무 많은 식물 등 오싹한 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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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듣고 위로를 연주합니다 - 악기로 마음을 두드리는 음악치료사의 기록 일하는 사람 12
구수정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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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평단을 신청할 때는 음악치료에 어떤 음악을 사용하는지, 어떤 음악을 들으면 치유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서 였다. 하지만 작가는 특정 음악을 말하지 않는다. 어떤 음악이든 내 마음을 흔드는 음악이 나의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라고 한다. 그저께 북토크 자리에서 만난 미술치료사인 김선현 작가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 밝고 예쁜 그림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우리를 치유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19. 영국의 극작가 콩그리브는 “음악이 야만인의 가슴을 쓰다듬고, 돌을 무르게 하며, 옹이 진 나무를 휘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고 했다.

p47. 따뜻한 관심과 포옹은 누군가를 이렇게 조용하고도 강력하게 흔들어 놓는다. 그것은 삶의 의미를 잃고 그저 죽지 못해 산다는 한 사람에게,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몸을 단정하게 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이런 온기 충만한 조각의 시간들이 모여 삶을 좀 더 아끼며 살고 싶게 하는 것이다.
p90. 결국 좋은 음악은 어떤 방식이로든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음악이다. 순수하게 음악에서 느끼는 감흥이 있을 수 있고, 추억이 있는 음악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음악치료사의 음악 처방전은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좋은 음악은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음악이자 앞으로 사랑하게 될 그 음악이다.
p172. 그런데 내가 제풀에 주눅들어 티를 내면 그게 더 나쁜 인상으로 남는 경우도 있다. 내 기분에, 부정적인 감정에 속아 지레 겁을 먹고 나면, 잘한 것도 못나게 보인다.

p209. 깊은 상처는 아물어도 땀샘이 재생되지 않아 모래가 묻지 않는다. 겉으로는 다 나은 듯 보이지만 실은 피부의 기능이 망가진 채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아픔의 흔적은 남아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다만 남은 평생 상처를 나의 일부처럼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p211. ‘같이’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가치’라고도 들린다. 엄마, 아빠와 같이하는 것, 같이 있는 것이 지금 아이에게는 가장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 뿐만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 같이라는 그 말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무겁다. 고단하지만 같이 가면서 가치 있는 삶을 향해 가는 것이 우리 가족의 목표다.

p228. 결국엔 사람이 하는 일이다. 결국엔 재미나게 살려고 하는 일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는 무해한 친절이 한 번쯤 당신을 미소짓게 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하나라도 최대한 다정하게 쓰려 노력한다.

p242. 실패는 이전 것에 몰입하느라 하지 못했던 다른 걸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맷집이 생기게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몸을 일으키기가 어렵다. 빨리 몸을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다 보면 길이 보인다. 나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맞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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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300년 - 영감은 어디서 싹트고 도시에 어떻게 스며들었나
이상현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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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함께 일한 건축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이 책을 들었다. 저녁을 먹는 동안 건축은 너무 어렵다는 말이 많이 오갔다. 건축가는 경험이 쌓여도 놓치는 부분이 생겨서 힘들다고 했다. 비전공자인 나는 우리가 지으려고 하는 건축물을 프로젝트가 거의 끝날 때쯤에야 파악할 수 있었다. 책에서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우리가 지으려던 모던하고 심플한 건축물이 왜 어려웠을까 하는 의문이 풀렸다. 이 책은 혁명주의 건축에서 시작하여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쳐 해체주의 건축까지, 건축의 300년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과정을 장식을 중심으로 하여 부의 집중현상과 연결하여 풀어낸다. 건축 전공자가 아니기에 건축가가 풀어낸 방대한 내용을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우리 주변의 건축물이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지 작가인 건축가의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p206-207.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은 단순하다. 특히 역사주의 양식과 비교하면 그렇다. 그런데 리처드 마이어의 작품이, 그의 건축에 주어진 ‘백색 미학’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상태가 되려면 대단히 정교해야 한다. 단순하면서 정교하려면 엄청난 품이 들어간다. 들어가는 품의 값으로 치자면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을 장식으로 휘감아 놓는 것보다 비싸다. 그의 건축은 그 자체로 장식이 된다.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은 단순해지고 싶었다. 아주 극단적으로. 그런 극단적 단순함을 견디기 위해서는 정교해야만 했다. 그의 건축은 정교함으로, 단순함을 단순하게 모방할 뿐이다.
리처드 마이어는 모더니즘 맥락에서 머무는 듯하지만, 그의 건축은 과다한 장식일 뿐이다. 그래서 그 역시 포스트모더니스트다.
 
p322. 혁명주의 건축 시기에 장식이 사라졌다. 뉴턴 기념관과 영란은행, 소금공장 노동자 주택에서 장식이 사라졌다. 1750년 즈음의 일이다. 그 뒤를 절충주의가 이었다. 장식이 늘어났다. 칼 프레드릭 싱켈의 알테스 무제움을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19세기 말 아돌프 로스가 나타났다. 장식이 줄었다. 이런 경향은 국제주의 양식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1960년대가 되면 슬슬 장식이 재등장한다. 1980년이 지나면서 이 경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p328. 1750년대 혁명주의 건축 이후 건물의 형태적 특징은 ‘부의 집중’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부의 집중이 심화하는 시기에는 장식은 증가하고, 부의 집중이 약화하는 시기에는 장식은 감소한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의 등장 이후 부는 다시 집중되기 시작했고, 그와 보조를 맞추는 듯이 건축에서는 장식적 경향이 눈에 띄게 늘었다. 물론 과거 역사주의 양식에서 보이던 방식의 장식 증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뼈를 갈아 넣는 열정으로 표현되는, 건축가들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실상 장식 때문이었다. 르 꼬르뷔지에의 기본 형상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추구 또한 장식 아닌 척하는 장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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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녕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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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연구원인 모두 씨는 동물실험을 당하는 토끼 한 마리와 함께 그곳을 탈출한다. 그리고 토끼에게 안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모두의 안녕이 탄생했다. 이제 모두 씨는 모두를 이롭게 하기 위해,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빵을 굽는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아서 느끼지 못하는 불편한 현실을 부드럽게 보여준다.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다른 이들의 안녕을 훼손하는 일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모두의 안녕을 위해 조금 더 쓰고 편한 삶이 아닌 조금 덜 쓰고 불편한 삶을 선택해야 한다.

책 속에서

“꼭 동물에게 실험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화학 성분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전혀 해롭지 않은 천연 성분을 찾아내서 쓰면 돼요!”

“그래. 이건 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야.”

“평생 남이 시키는 화장품만 만들었으니, 이제 내 방식대로 사람들을 이롭게 만들어 볼 생각이야.”

모두 씨가 배시시 웃었어. 늘 혼자 빵을 만들었지만, 하나도 외롭지 않았지.

모두 씨는 사람들과 동물들 모두가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오늘도 모두 씨는 세상의 모든 존재의 안녕을 바라며 빵을 굽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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