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수사의 참회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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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캐드펠 수사의 참회>는 엘리스 피터슨의 대표작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보통 누군가 살인을 당하고, 배신을 하고, 배후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은 캐드펠 수사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정말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성직자가 웬 아들? 캐드펠에 의하면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생긴 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캐드펠은 전쟁이 끝난 후 돌아와 수사가 되어서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자신의 아들이란 걸 알았지만 짐짓 모른체하고 있었던 캐드펠.
이 편의 배경은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사이의 내전의 막바지다.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모드 황후 쪽 기사들은 스티븐 왕 쪽에 포로로 붙잡힌다. 그 사이 캐드펠의 숨겨진 아들인 올리비에 드 브르타뉴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소식을 듣자마자 수도원을 이탈하여 아들을 구하러 가는 캐드펠. 캐드펠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자신의 아들을 살리려고 하고,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캐드펠은 병사였고,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현재는 수사이다. 수사에겐 자식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아들이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놓고 아들을 구하러 달려간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도 내놓으려고 한다. 언제나 냉철하게만 보이던 캐드펠의 인간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수사님은 올리리에 드 드브르타뉴와 어떤 사이입니까? 대체 왜 대신 목숨을 바치겠다고 나서는 겁니까?"
"그 아이는 내 아들이오."
197p.

나는 어제까지 넷플릭스에서 하는 <오징어 게임 3>를 다 보았다. 이번 시리즈엔 아기를 임신한 준희(조유리)와 준희의 전 남친이지 그 아기의 아빠인 명기(임시완)가 나온다. 준희는 아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명기는 자신의 탐욕과 돈을 위해 끝까지 아기를 도구처럼 이용한다. 캐드펠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과역 부성애 라는게 뭘까. 키우지 못한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커서 일까? 젊지 않은 나이에 자신이 가진 것과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사랑이 커서 일까? 신이 중심이던 중세 시대. 신에게 죄를 짓는 것이 가장 큰 죄인 시대. 그 신을 기만한 것을 인정한 캐드펠. 그리고 사랑을 후회한 적 없고, 아들에 대해선 고해성사는 했으나 참회는 하지 않는다는 캐드펠. 정말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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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도둑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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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엘리스 피터스>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설명하기 위해선 작가에 대한 설명이 필수다. 본명은 에디스 퍼지터 (Edith Pargeter)로 20세기 중반 활동했던 영국의 여류 작가다. 다양한 역사 소설을 집필하다 ‘엘리스 피터스’라는 필명으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이 시리즈는 영미권에서 ‘역사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대중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추리 소설 시리즈로 북하우스가 총 21권을 완역했다.
그리고 나는 출판사로부터 19권 부터 마지막인 21권까지 받았다. 그리고 <성스러운 도둑>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중 내가 읽은 첫번째 책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배경은 12세기 중엽 영국이다. 즉,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마틸다와 스티븐 왕이 대립하던 ‘무정부 시대(Anarchy)’다. 그래서 수도원은 혼란한 정세 속에서도 안정과 질서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자,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간이다. 캐드펠은 그런 수도원 안에 머무는 수사(수도자)로 냉철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탐정이다.
또, 이 책은 시리즈 19번째 이야기지만, 반드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각 권마다 독립된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또 책 앞쪽에는 슈루즈베리와 수도원 일대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어서, 중세 도시의 구획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책 뒤에는 인물과 지명에 대한 주석이 알차게 정리되어 있어서, 중세 역사에 익숙하지 않아도 큰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다.

<줄거리>

램지 수도원은 폐허가 되었다. 그래서 도움을 얻고자 헤를루인 부원장과 견습 수도사 투틸로가 슈루즈베리 수도원을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때마침 내린 폭우로 강이 범람하고, 수도원은 성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비가 그친 후, 성 위니프리드의 성골함이 사라지고, 유력한 목격자는 살해된 채 발견된다.

종교는 성스럽다. 12세기 중세 영국이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생활과 사상에 깊이 박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종교를 이용하여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 재산을 불리는 자들이 있다. 그렇다면 진정 신성한 것은 무엇일까? 신성한 것은 정말로 있는 것일까? 캐드펠은 사건에 대한 진실에 다가가며 종교의 이면에 있는 추악함을 보게된다. 종교가 아니다. 인간의 이면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다. 그래서 그 추악함이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책은 390여 페이지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듯 그려지는 내용과 덤덤하게 추리를 하는 캐드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책이 곧 끝나버린다. 마치 퍼즐을 주욱 쏟아낸 뒤 조각 하나하나를 꺼내 본 뒤 마지막에 재빠르게 맞춰 버리는 느낌이다. 아무튼 재밌다.

"음유시인한테는 딱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악기 하나. 말 한 마리. 그리고 여인의 사랑. 그 중 첫번째 것은 부인이 녀석에게 주었고, 나머지는 그 스스로 열심히 구해야 한다고...... 이제 녀석은 세 가지를 모두 얻은 셈이야. 3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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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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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성장 소설! 재밌게 읽었습니다. 드라마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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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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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소설 <하늘을 건너는 교실>은 17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이요하라 신의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이력은 전형적인 이과형이다. 고베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한 후 도교대학 대학원에서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대학에서 조교로 근무한다. 그리고 이 이력은 소설 속에 나오는 후지타케와 매우 비슷하다. 아마 그 인물에 작가 자신을 투영한 듯 하다.

이 소설의 배경은 히가시신주쿠고등학교다. 이 학교의 야간반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학생들이 이곳에 모인다. 다케토와 안젤라. 가스미와 나가미네. 그리고 야간반의 담임인 후지타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과학 교사 ‘후지타케’의 제안으로 과학부를 만들고, 일본 지구행성 과학연합대회 고등학교 세션 발표를 위해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실험에 도전한다.

다케토는 과학부의 핵심 인물이다. 낮에는 재활용 회사에 다니며, 스스로를 “불량품”이라 여긴다. 난독증이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재능도 있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공부로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난독증을 이겨내고, 과학에 대한 열정을 쏟아낸다.
안젤라는 필리핀과 일본의 혼혈로 결혼 후 가족의 배려로 다시 학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뛰어난 사교성으로 과학부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가스미는 자율신경 이상으로 학교를 쉬었고, 야간 고등학교에 겨우 다닌다. 하지만 등교 후 보건실에서만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하지만 SF를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리고 섬세한 기록을 한다.
나가미네는 일흔의 노인이다. 생계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아내를 위해 야간 고등학교를 다닌다. 젊은 시절 프레스 공장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데 쓰이는 물건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후지타케의 진짜 실험도. 과연 후지타케의 진짜 실험은 무엇일까?

야간반은 이렇게 각자의 이유로 다니는 학생들이 나온다. 그들은 1년을 못 마치고, 자퇴하는 경우도 많고, 수업 시간에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괴짜 선생 후지타케의 노력으로 연관성이 전혀 없는 이들이 '과학실험'이라는 생소한 일로 얽혀 서로를 응원하고 발전해간다.

그리고 이 내용은 야간 고등학교 과학부가 만든 '중력가변장치'를 소행성 표면 시료 채취를 위한 기초 실험에 사용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을 때 야간반 과학부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일본 NHK에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

다케토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후지타케에게 분노의 화살을 날린다. 당첨된 복권인지 모르고 버린 사람에게 실은 그것이 1등짜리 복권이었다고 일부러 가르쳐 주는 격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점차 "사람은 그럴 마음이 들어야만 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310p.)"라는 후지타케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장래를 똑바로 뻗어 있는 외길처럼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요. 누구에게나 있는 건 항상 창문이 없는 방이고, 눈앞에는 문이 몇 개나 있죠. 그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열어보면 그곳에는 또 작은방이 있고 문이 나란히 있습니다. 인생은 그것은 연속일 뿐이니까요."
341p.

책에는 현 일본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다. 세대 간 갈등과 "부모 뽑기 -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느냐 하는 건 운에 달렸고, 그걸로 인생이 정해진다는 거야(174p.)"는 우리나라의 "수저 계급"론과 비슷했다.

책에는 과학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어렵지 않다. 나 같은 문과 출신도 모두 이해할 만큼 간결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왜 하늘이 파란색인지, 저녁 놀은 왜 붉은색인지. 화성은 낮 하늘은 빨간색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퍼튜니티의 바큇자국"을 검색해 봤다. 회색 빛이어서, 바큇자국만 덩그러니 보여서인지, 정말 너무 쓸쓸한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과적인 사진도 감동적일 수 있다는걸. 과학이 전혀 어렵지 않다는걸. 나도 학창 시절 이렇게 재밌는 과학실험을 했더라면 이과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책을 읽었다.

"배움을 그만두는 사람은 누구나 노인이다. 스무 살이든, 여든이든."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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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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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이주민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과 갈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소설집에선 미국 뉴욕(보선), 스페인(코마로프), 일본 에도시대(역참에서), 영국 런던(크로머), 러시아 극동지방(고려인), 한국전쟁 직후 남한의 외딴 시골(달의 골짜기), 19세기 연해주의 고려인 정착지(벌집과 꿀) 등 여러 지역과 여러 시간대를 통해 한국계 디아스포라를 이야기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특정 민족이 자의적 또는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나에게 디아스포라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니다. 전에 읽었던 <해방자들>에선 낯설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그 혹독함을, 그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낯선 곳에서 사는 이주민의 삶은 녹슨 철에서 나는 소리처럼 삐걱거린다. 하지만 삐걱거려도 자기 소임을 다하는 물체처럼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들은 누군가에겐 포악하다(보선)는 말로 소개돼야 하는 신세가 되기도 하고, 북한에서 태어나 탈북 후 영국에서 살지만, 평생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살아가기도(크로머) 한다.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이용되기도 하며(코마로프), 아무런 보호 없이 낯선 이국땅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하기도(벌집과 꿀) 한다. 그리고 처음 본 사이지만 기꺼이 이주민들끼리 돕는 모습(크로머, 고려인)도 보인다.

"그거 아니? 그자들이 하는 일이라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야. 세상은 달라지는데, 그리고 언제나 달라질 텐데, 그자들은 언제나 똑같을 거야. 왜 그런지 아니? 고집 센 바보들이니까. 239p."

그들은 뿌리 없는 수중식물 같았다.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어 보이지만 정작 어디에서든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긴 간절히 원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사람(고려인)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이야기가 나온<벌집과 꿀>. 이주민이 이주민을 돕는 내용이 나오는<크로머>가 좋았다.

<벌집과 꿀>은 러시아 사람들은 살 수 없어 포기한 땅에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모습이 나온다. 법도 치안도 없이 척박한 곳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 말이다. 물론, 그 과정은 순탄치 않다. 그들은 그들의 법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정당화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과 같은 이주민(고아)을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그곳 치안을 위해 파견된 안드레이 불라빈에게 되려, 그가 오기 전까지 모든 것이 좋았다고, 비명을 지르지만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비명을 지르지만 떠날 수 없는 삶은 벌집과 꿀이 있는 곳으로 간 고아가 된 소녀와 대비된다.

"그래요, 우린 비명을 지릅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잠을 못 자고요. 그럼에도 내일이란 게 있지 않겠습니까?
199p."

<크로머>는 영국에 살고 있는 해리와 그레이스가 나온다. 해리와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함께 북한을 탈출했고, 영국에 있는 한인공동체에 들어와 살았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수없는 드잡이와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힘겹게 살아왔다. 해리와 그레이스는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고, 서로 섬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가족이 없어지자 그들은 가게 창문 밖의 삶으로 부터도, 서로로부터도 더욱 고립되었다. 147p."

그러다 기억을 잃고 "크로머"에 살았다는 한국인 소년을 도와주고, 그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크로머에 간다.

이 소설들은 서정적이다. 화려한 기교나 내밀한 묘사는 없다. 담담하게 배경 속에 녹아들기 원하는 이주민의 삶을 그려낸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결국은 돌아갈 수 없거나, 고향마저도 낯선 곳인 이방인들의 삶. 나 또한 타지에서 몇 년을 살았던지라 감히 그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머리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서의 하루하루를. 내가 그런 곳에 산다면, 내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보다 그곳에서의 삶의 시간이 더 길다면, 그렇다면 나의 정체성은 어떻게 될까. 그런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지는 삶에 대해 말이다.

작가가 여러 상을 받았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시공간을 지나도 여전히 이방인이었던, 영원히 이방인인 사람들의 마음을 잘 녹여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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