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아름다운 너에게 시공 청소년 문학 48
쉰네 순 뢰에스 지음, 손화수 옮김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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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살 소녀에게 삶과 죽음은 무슨 의미일까?

그 나이에는 무슨 일을 해도 재미있고 즐거운 때인데...

감정이 풍부해서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아름다운 시절인데,

여기 등장하는 두 소녀들에겐 삶 자체가 너무 힘겹고 무의미하다.

한 소녀는 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고, 다른 한 소녀는 우울증으로 수도 없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죽음을 앞 둔 소녀 요한네의 이야기가 신문 기사에 나게 되고, 제니는 같은 나이의 그 소녀에게 삶과 죽음에 관한 동질감을 느끼며 편지를 쓰게 된다. 답장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요한네의 답장으로 편지는 계속 이어지게 되고, 제니의 마음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요한네는 17살 소녀이다.

아버지와 두살배기 딸 요니네와 함께 넓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요한네는 딸 요니네를 남겨두고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지만, 병으로 어쩔 수 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남들처럼 오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받아들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요한네는 평범한 생활을 하며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소녀였다.

지금과는 다르게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 있었다.

 

우울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요한네에게 제니의 편지는 삶의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었다.

편지를 읽다보면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니의 편지를 읽으며 생기와 용기를 얻기도 한다.

힘이 부칠때도 있지만 제니에게 편지를 쓰는 건 아주 중요한 일과가 되어 버렸다.

 

병원에 갈 마음이 없지만 아빠의 성화에 병원을 가고, 마지못해 음식을 먹는다.

죽지 않는 무언가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죽기 전에 자신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

요니네를 위해 엄마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 놓기도 한다.

편지 쓸 기력이 없는 요한네는 고모에게 편지를 대신 써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아빠께 사랑하는 딸 요니네를 잘 돌봐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제니 역시도 요한네와 똑같은 17살 소녀이지만, 살고 싶은 요한네와는 다르게 제니의 머릿속에는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피부관리사인 엄마와 오슬로에 살고 있다.

제니는 열한 살 때부터 정신병원을 수도 없이 드나들었다.

어릴 때 연극반에서 활동하면서 자진해서 악당이나 트롤, 마녀 역할을 맡곤 했다.

무대 위에서 마음껏 고함을 질러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우울증에 걸린 10대 반항아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요한네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10대 반항아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이니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사는 의미가 없는 제니는 요한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기억에 남을 만큼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고도 한다.

평소에도 잘 울지 않는 제니는 요한네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요한네를 그리워하며 그런 감정들을 통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세상과 자신으로부터 벗어나 쉬고 싶기에 병원에 입원하고 싶어한다.

정신 병원에 입원하면 혼자라는 느낌이 안들기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숨 막힐 정도로 외로울 때가 있어서 자기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다고 한다.

지금까지 죽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만 가지고 살아왔던 제니에게 요한네와의 편지로 인해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부정적이고 어두운 생각에 빠져 있는 시절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서 남들과 어울리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 모습으로 편지가 마무리가 된다.

 

똑같은 나이의 두 소녀지만, 너무나도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한네는 시적이고, 사색적이며, 어른스러운 모습이 보여지고 반면, 제니는 톡톡 튀는 10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서로 70여 통에 가까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던 '삶과 죽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마음의 위안을 삼기도 한다.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독특한 책이었다.

우울증이나 마음이 혼란스러운 10대 아이들에게 한번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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