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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 ㅣ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숙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7월
평점 :

전은숙 작가가 글을 쓰고 안병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은
『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
『백 점 받은 날』
『딱지치기』
『백로의 눈』
『거짓말, 꿈이야』
라는 다섯가지 단편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다섯가지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과 『거짓말, 꿈이야』다.
『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은 엄마의 건강을 위해 시골로 이사를 올 수 밖에 없었던 솔이의 이야기이다.
솔이가 이사한 집은 커다란 호두나무가 있는 시골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내가 살고 싶은 시골집의 모습이었다.
어릴적부터 시골에서 자라온 나는 아파트 생활이 편하긴 하지만 아쉽기만하다.
따뜻한 햇살에 뽀송뽀송하게 마르는 빨래,
뛰어놀기 좋은 앞뜰,
가족들이 모여 앉아 고기를 꾸어먹던 앞마당,
길러서 바로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성한 야채가 가득한 텃밭까지..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큰 아이와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몇달 전 금리가 심하게 오르는 바람에 대출 이자가 버거워 이사를 고민한 적이 있다.
큰 아이가 자기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 않다고 완강히 거부했다.
어렸을때부터 쭈욱 살아왔던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아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동안 아이들의 입장에선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아이들도 과연 그것을 원했을까?
책을 읽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아이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충분히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거짓말, 꿈이야』는 갑작스러운 엄마으로 장례식장에 가게 된 민이의 이야기였다.
평소와 비슷한 일상을 준비하던 민이에게 찾아온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엄마의 빈소를 지키는 내내 슬퍼하기는 커녕 짝사랑하는 남자아이를 만난다는 것에 들떴던 민이를 보면서
'철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집에 와서야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고 쓰러져 우는 민이를 보면서,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진 엄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민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실감하는 것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그 사람이 사정상 가까이 있지 않고 자주 보지 못한다면 더욱더.
장례식장이라는 낮선 공간에서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민이에게 어마의 부재는 실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엎드려 우는 민이의 위로 내려 앉은 은행나뭇잎 삽화가 민이의 마음이 어떤지 전해주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 어떠한 것인지를 엿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릴때 아이들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던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모를때가 더 많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말하고 표현해줘야겠다.
"넌 소중한 존재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