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강 지음 / 오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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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과 '감정'을 주제로 수업중입니다. 진행하면 할수록 학생들의 언어 습관을을 생각하게 됩니다. 감정이 언어로 표현될 때, 매우 거칠고 쎈 단어 사용을 많이 합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소중한 존재로 여겨지고 싶은 숨어있는 마음을 숨긴 채 말이죠.

바른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말 속에 숨겨진 마음을 알아차리는 게 필요합니다. 언어는 마음을 가꾸는 도구니까요. 등장 인물의 캐릭터성이 돋보이는 김유강 작가님 특유의 따스한 감성 한스푼과 유머스러움은 이번 책에도 도드러집니다. 그림책 <욕>은 아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짚어내며 시각적으로 '언어와 마음의 상관관계'를 유쾌하고도 적나라하게 풀어냅니다.

강해보이고 싶어 허락한 '욕'이라는 녀석을 마음에 들였다가 말 그대로 욕을 본 주인공의 독백이 마음을 울립니다. 내뱉고나면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말은, 나 하나만 아니라 공동체까지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과 제자리리로 돌아가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죠. 전작 <마음 여행>, <마음 정원>이 마음을 가꾸고 성장시키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면, 이번 <욕>은 바른 언어 사용을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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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뜰에서 작은 곰자리 64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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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뿅 반한 <거리에 핀 꽃>부터 눈 여겨 본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은 참 따스해요. 잔잔하지만 몽글몽글한 따뜻함이 느껴져서 참 좋아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에서 함께 작업한 조던 스콧과 두번 째 만난 책 <할머니의 뜰에서>는 조던 스콧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꾹꾹 눌러 담아주는 아침밥, 아침 등교길의 동행, 할머니 텃밭에 데려오는 지렁이. 닿을듯 말듯한 할머니와의 기억들이 몽글몽글 떠오릅니다. 캐나다에서 자란 손자와 폴란드에서 자라온 할머니의 대화는 눈빛과 손짓, 그리고 표정으로 말합니다. 고요함 속에 사랑과 애정, 그리고 깊은 신뢰가 듬뿍 묻어나지요.


이제는 바바의 정원도 없어지고, 바바는 이제 함께 걸을수도 없지만 어린 시절의 손자를 바바가 사랑으로 안아주었듯, 손자도 할머니를 힘껏 안아주며 돌보아줍니다. 무심한듯 그려낸 그림 속의 빛이 너무 황홀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내가 할머니가 되는 순간, 나의 손주에게 나의 한 페이지는 어떻게 기억될까 문득 생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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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법
사이다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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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이다 작가님의 재치와 유머. 그 속에 담긴 반전 매력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죠! 최근 출간된 책 <태어나는 법>이라는 제목이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책 소개글을 곱씹어보니 '태어나는' 것이 생명의 탄생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에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책표지나 책 속 장면을 보면, 종이를 찢어 붙인 콜라주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혹시 한 땀 한 땀 수작업 하신건가, 지면을 만져볼만큼 생동감이 넘쳐요. 태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건 힘입니다. 그 힘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종이를 '찢고 뚫었다'는 작가님의 고심이 느껴집니다. 생명의 기운이 힘껏 느껴지는 파란색의 생명체는 귀여운듯 징그러운듯 무심한듯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평소 사이다 작가의 말을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작고 연약한 생명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신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태어나는 법> 또한 연약해보이는 작고 여린 생명체 안에 숨겨진 힘을 이야기합니다. "밤이 되어 잠이 들면 어제의 나는 죽습니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뜰 때 오늘의 내가 태어납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다릅니다.....(중략)"란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매일 태어나기위한, '살기 위한 몸부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온 힘을 다해 요동칠 수 있는 힘을 통해 매일을 다르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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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식물 탐험대 - 식물 찾아 걷자! 우리 동네 한 바퀴 도시 탐험대
손연주.박민지.안현지 지음, 김완순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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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턴가, 식물에 대한 에세이가 눈에 띄게 출간되는걸 보면 식물을 대하는 대중의 시선이 많이 바뀐것 같아요. 식물 에세이집은 신혜우 박사님과 이소영 화가님의 책을 주로 읽었는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읽고나서 식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많이 바뀌게 되더라고요. <도시 식물 탐험대>라는 책은 사실 추천사에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 정세랑, 이소영, 하리하라 추천사 라인업이라니!


환경원예학을 전공하고 식물의 세계에서 일하는 3명의 저자. 독자인 어린이들을 가이드하는 식물전문가의 도시 식물들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정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그 식물들! 식물의 특징과 이름에 얽힌 유래도 흥미로웠지만, '재밌는 사실'과 '맛있는 사실', '신기한 사실'의 정보는 흔하게 여긴 식물에 대한 반전 매력을 선보입니다. 책 속 곳곳에 등장하는 웅이 박사와 도토리 탐험대원의 귀여운 캐릭터 또한 책의 재미를 더해주죠

자주 보이는, 그러나 자세히, 정성을 들여 시선을 마주 보아야 보이는 주변의 식물 이야기. 책에 대한 정보를 잊을 수 없도록 '탐험 미션'이 종종 등장합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빨리 주변 식물을 만나보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여지네요. 색연필로 세심히 담아낸 식물의 생김새를 부록 <식물 탐험 수첩>에 적어볼 수 있도록 하루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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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로봇과 통나무 공주 작은 곰자리 61
톰 골드 지음, 김이슬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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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처음 정보를 접했을 때는, 오즈의 마법사 오마주인 줄 알았어요. 자세히 살펴보니 전혀 다른 내용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궁금했던 책입니다. 미리보기로 본 짧은 이야기에도 훅- 몰입이 될 정도로 흥미로웠는데, 책 속에 담긴 메시지가 참 좋았어요. 특히나 문지애 아나운서가 쓴 추천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세상 끝까지라도 갈 수 있는 마음. 남들은 모두 포기하고 뒤돌아설 때도 나만은 끝까지 놓지 못하는 그런 마음. 이 작품에는 성숙한 사랑의 마음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무 로봇과 통나무 공주> 문지애 아나운서 추천사

'톰 골드'라는 작가는 처음 알게 되었는데, <카프카와 함께 빵을>이란 책으로 아이너스상을 수상했고, 애서가들의 만화가라는 소개란이 눈에 띄였어요. <나무 로봇과 통나무 공주>는 어린이들에게 쓴 첫 그림책이며, 어린 딸아이가 평온한 밤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bedtime story라서일까요, 사건이 일어나지만 특별히 주인공을 대적하는 악당은 없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됩니다.




기쁨이 가득한 나라에서 태어난 나무 로봇과 통나무 공주. 왕실 발명가와 마녀를 통해 만들어진 이들은 왕과 왕비의 가족이 됩니다. 무자하던 부부이기에 이들의 존재는 그저 사랑이지요. 나무 로봇과 통나무 공주 남매 또한 헨젤과 그레텔 못지않은 우애를 자랑하는데, 나무 로봇이 한 눈을 파는 사이 통나무 공주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곧바로 여동생을 찾아내지만 통나무로 변한 동생을 데리고 오기까지의 여정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고된 여정길에서 용감하고 다정한 나무로봇의 배려와 대담하고 영리한 통나무 공주의 기지를 통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옵니다.






톰 골드 작가의 전작들을 살펴보니 신박하면서도 날카롭고 묵직한 한 방이 있더라고요. 어린이들을 위해 쓴 책답게 특유의 팽팽한 날카로움은 버리고, 부드럽고 다정하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나지막히 노래합니다. "할 수 있어. 우리는 함께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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