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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울음 ㅣ 버티고 시리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은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하는 이상심리, 일탈 행동, 강박증과 정신분열증을 다루는 매우 스타일리시하고 모던한 소설로 읽힌다는 어느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이 글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이력은 히치콕의 영화 등 다방면에서 빛을 본 최고의 범죄 작가로 봅니다.
이번 작품으로 저는 처음 접해보았지만 명품, 명화, 명작이라는 말은 왜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고전이라는 말과 함께 영원히 유지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작품 이였습니다.
그저 처절함이 묻어난 이야기 속 조금이나마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 ‘로버트’는 우울증 및 정신착란 등과 관련하여 아내 ‘니키’로부터 다른 남자가 생긴 이유와 더불어 이혼소송 중으로 곧 이혼을 앞 둘 예정이며 자신의 뜻대로 살아온 그녀는 그를 향해 무차별적이면서 삐뚤어진 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뉴욕에서 한 작은 도시로 내려와 취직하여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연히도 ‘제니’라는 여성의 낡은 집에서 창문 너머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 커튼을 치는 그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자신도 뜻하지 않은 편안함과 호기심으로 가끔 그녀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변을 방문하여 멀리서 그녀를 지켜봅니다.
그것은 설명이 불가한 것으로 범죄가 아닌 어떠한 기분인지 작가의 말대로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위험한 결혼생활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로버트에게 피난처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제니’는 ‘그렉’이라는 약혼자에게서 만족치 못한 그에 대한 불확실한 감정으로 고민하고 있던 차에 자신을 지켜보는 ‘로버트’의 존재를 알아채며 그들은 아무것도 아닌 양 별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눈 후 서로를 더욱 탐색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약속을 기약합니다.
로버트와 제니는 한 작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제니는 드라이브를 잠시하자고 제안합니다.
로버트 “어디로 가고 싶어요?”
제니“어디든 상관 없어요”
이 짧막한 대화는 드라마든 영화 든 흔히 볼 수 있는 남녀사이에 알 수 없는 감정을 나타내기도 혹은 여자가 남자에게 무엇인가 기회를 주고 있는 장면일 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복잡한 감정을 추스르면서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지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려는 뜻 또한 있다 봅니다.
그러하듯 이 둘의 관계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지에 대한 대화라 이 후 이야기가 얼마나 정처 없이 흘러갈지에 대한 경고라 생각이드는 장면 이였습니다.
그리고 ‘로버트’와 ‘제니’의 대화 속에서 ‘권리’라는 말이 대화 속에서 많이 언급이 됩니다. 작가 역시 이 말을 통해 자신의 문학적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봅니다.
바로 통제가 아닌 자율, 억압이 아닌 표출로서 자신의 인생관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 그것이 본인의 권리임을 증명하기위한 수단이라 봅니다.
이야기는 두 사람의 관계는 급하지 않게 느릿 느릿 이어져가지만 ‘제니’는 ‘로버트’에게 확신을, ‘로버트’는 ‘제니’에게 불안감을 느낀 채 벗어날 기회를 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을 끝내 가만두지 않을 두 사람 더 있지요. 바로 약혼남 ‘그렉’과 전 부인 ‘니키’...................
‘그렉’은 점점 ‘제니’에 대한 집착이 증폭되어가며 전 부인 ‘니키’는 시간과 에너지를 내서 ‘로버트’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에서 언급되듯 조롱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신병적인 힘을 쏟아 붓습니다.
악역을 맡은 이 두 사람이 지닌 얄미움이 이 소설에서 지루함 틈을 주지 않고 두 사람의 사랑을 어떤 식으로 방해할지에 대한 무서운 집착을 보여주며 ‘그렉’과 ‘니키’는 어떠한 미래를 맞아 들이게 될지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데 절대 멈출 수 없는 그러한 미운존재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중요한 흐름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으로 가 ‘로버트’는 ‘제니’를 만나러 가는 길에 그를 뒤따라온 ‘그렉’과 몸싸움을 벌입니다. 이 둘은 이때만큼은 남자로서의 본능과 폭력을 자신들의 경쟁에서의 치유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 뒤로 ‘그렉’은 실종되면서 ‘로버트’는 이야기의 흐름상 범인으로 몰리며 이야기는 지독한 심리전으로 들어갑니다. 수사과정에서의 불안감이 ‘로버트’와 ‘제니’를 어디까지 흔들어 놓을지 그리고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주변사람들은 ‘로버트’를 살인자로 서서히 인정해 가는 과정이 너무나 분을 일으키며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날지에 대한 호기심이 페이지를 넘기라고 시간을 재촉하는 게 스스로 놀라웠습니다.
실종과 더불어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벼락으로 내몰리면서 점 점 나락으로 떨어져나가며 이야기는 우리가 우려한대로 아무도 그를 신뢰할 수 없는 현실에 내몰리며 그는 자신의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쓸뿐입니다. 그러한 애씀이 이야기 끝까지 큰 굴곡을 그려가며 이어갑니다.
이 소설은 흔히 말하는 추리물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마지막 반전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할 수 없으며 그저 누군가가 주변 환경과 상대방을 대하는 심리묘사가 얼마나 잘 표현되어 소름끼치는 소설을 만들었는지 볼 수 있는 작품 이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로버트’에게 돌은 던지는 현실에서 흔들리면서도 자제하며 통제하는 것을 결코 놓치지 않으려고 버티는 주인공이 애타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인간이 만들어내는 비틀어진 미움의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작품 이였으며, 오랜 시기가 지난 작품이라도 단연코 손색이 없으며 흠잡을데 없는 모두가 인정한 작품임을 느끼게 해준 소설 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