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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미중 패권 전쟁과 대분열의 시대 - 누가 새로운 승자가 될 것인가
닐 시어링 지음, 임경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격동하는 미중 패권경쟁과 대분열의 시대》를 읽고서···.
오늘날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단연 '미중 패권경쟁'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이제 무역이나 외교 문제를 넘어 반도체와 인공지능, 공급망, 에너지, 군사안보, 금융, 우주산업에 이르기까지 세계 질서 전반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그 여파는 국가의 경제와 기업의 전략은 물론, 개인의 삶과 투자 환경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닐 시어릴의 《격동하는 미중 패권경쟁과 대분열의 시대》는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단순한 국제정세의 현상이 아닌,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는 역사적 전환기로 조망하며, 독자들이 변화의 본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수준 높은 국제정세 교양서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미중 갈등을 정치·외교적 대립이라는 좁은 틀에 가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냉전 이후 미국 중심으로 유지되어 온 국제질서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이어 중국의 급부상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 그리고 양국의 경쟁이 국제정치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한다. 덕분에 독자는 뉴스에서 접하는 개별 사건들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가 왜 '대분열'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지를 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다.
<"달러와 결별하기 어려운 이유 첫째, 보유한 달러 표시 자산의 규모가 워낙 커서 신속히 처분하기 어렵다. IMF에 따르면 준비자산의 85% 이상이 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 등이며 그중 달러가 55%를 차지한다. 둘째, 중국은 약 10조 달러에 달하는 해외 자산을 흡수해 줄 대체시장을 찾아야 한다. 책 172, 173쪽>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미중 경쟁을 단순한 군사력이나 경제력의 대결로 한정하지 않고, 기술 패권과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금융 질서, 첨단산업 경쟁 등 다양한 영역을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연결해 설명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희토류,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왜 국가의 생존 전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세계화의 시대가 점차 막을 내리고 경제 블록화와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국제정세를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앞으로 세계 경제와 산업 구조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 것인지까지 폭넓게 전망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의 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시각을 유지한다.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중국의 국가 주도 발전 전략이 각각 지닌 강점과 한계를 함께 살펴보며, 양국의 경쟁이 국제사회에 가져올 기회와 위험을 객관적으로 조명한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로 하여금 이념이나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역사와 경제, 지정학적 현실을 바탕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한다.
<"미국의 강점은 중국의 약점이다. 미국은 자기 블록의 경제적 다양성이라면 중국의 큰 약점은 중 하나는 자기 블록의 다양성 부족이다." 책 238쪽>
무엇보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국제정세를 우리의 현실과 연결해 사고하도록 이끈다는 데 있다. 미중 패권경쟁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외교, 산업 정책은 물론 기업의 생존 전략과 개인의 투자 판단에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가와 기업이 어떤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며, 국제 감각과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일깨운다.
다만 이 책은 세계 질서의 큰 흐름을 조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특정 국가나 개별 정책, 세부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개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 《격동하는 미중 패권경쟁과 대분열의 시대》는 미중 경쟁이라는 하나의 국제적 현상을 넘어, 세계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역사와 경제, 기술, 지정학의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하게 하는 통찰력 있는 책이다.
세계 정치와 국제경제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 미중 패권경쟁이 산업과 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세계 질서를 읽는 안목과 전략적 사고를 기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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