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처참하게 피투성이가 된 친구의 싸늘한 시신을 마주하는 참흑의 상황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 지 복선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41살의 산악가이드 뱅상은 자유를 갈구한다. 호감느낀 여성과의 잠자리를 그 어떤 구속도 없이 즐길 뿐이다. 키크고 다부진 체격의 호색남 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남녀간의 정사는 그저 하룻밤의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 그치고 않고, 상처감 가득한 자신을 모면하는 '각성제' 역할을 할 뿐이다. 한국적인 정서에는 전혀 부도덕한 인물일 뿐이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유혹할 수 있다는 자신감, 당당함엔 일체의 죄책감은 없다. 그저 독립적인 성인 남녀가 서로 맘에 맞아 본능적으로 즐기는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그에게 군인경찰의 세르반이 등장한다. 이 남자가 못느끼는 책임감을 규율하며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도록 이끌어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캔들(scandal)이 의미하는 사회충격적인 부도덕함을 파헤쳐가며, 사회의 치부를 밝혀내는 동시에 인간 본연의 감정을 이끌어내려 하는 것이다. 사실상 과잉 일반화의 집단화 사고의 오류가 큰 대한민국의 최근 풍조라면, 기존의 불쾌하고 왜곡된 감정이 결합되면서 이 책의 맥락을 놓치기 쉽다.
과연 우리는 맹목적으로 돌을 던져낼 수 있을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절대적으로 '아니다'. 이런저런 일을 겪는것이 사람이다. 저마다의 욕구,본능이 충돌하면서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얻는다면, 누군가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그러려니 하고 애써 넘겨야 하는 순간이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절대적으로 순하게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사회질서유지차원에서 법규율이 존재하지만, 완벽하게 사회의 모든 통칙을 준수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 될까?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性 을 갈구한다. 또한 이 평화로운 공간에도 '국립공원지정'이라는 명제가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결합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생명을 훼손하기도 한다.
작가는 산봉우리높이가 3,143M에 이르는 메르캉투르 국립공원 이라는 배경을 소재로 선택하면서 자연이 주는 경애로움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즉 대자연앞에서 영악하고 사악하게도 자기기만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에 대한 일종의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세상엔 나쁜 사람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시대를 되돌아보면, '천부인권'의 생성되기전엔 얼마나 많은 살생이 버젓이 자행되었던가? 시대를 거듭해 인식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각자가 가진 권리에 대한 당당한 요구가 이어지며 유독 이 시대가 혼탁한것으로 과잉화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 빅마운틴 스캔들』 은 소설이지만, 은폐된 진실을 밝혀내며 현대사회의 솔직한 모습 그대로를 통찰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사회생활이란건 자기본성을 숨긴체로 사회적 지위 역할에 맡게 행동하도록 통제하는 측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우리는 나 본연의 솔직한 생각보다는 남의 인식,평판을 의식해 당당하게 내 생각을 밝히고 행동으로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못하게 된다. 비합리성의 의식화된 훈련을 받는 셈이다. 소설이 의도하는 주제의식은 사회의 어두운 단면만 들여다 볼 바 에는 넓은 시야로 요모조모를 살펴보며, 종합적인 사회의식을 가지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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