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기술을 넘어 삶의 주권을 되찾는 처세학
김정운 저자의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마케팅 홍보 대행사를 운영하며 체득한 세일즈의 기술을 말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비즈니스라는 거대한 가면무도회에서 내 영혼을 지켜내는 처세학에 가깝다. 20대 창업가의 치열함과 30대의 성찰이 조화를 이룬다.
생계 때문에 시작했든, 소득 한계를 깨기 위해 뛰어들었든 모든 사업가는 외롭다. 그 외로움의 틈새를 파고드는 가짜 인연들을 걸러내고, 내 영혼을 갈아 넣는 강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경영자로 거듭날 수 있다.

돈을 벌어다 주는 기술은 세상에 널려 있지만, 내 마음의 공백을 다스리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내면의 신호와 주변의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준다.
지금 당장 폐업할 것처럼 치열하게 팔되, 내 삶의 주권만큼은 결코 시장에 팔아넘기지 말 것. 그것이 저자가 온몸이 부서지며 깨달은 비밀이자, 우리 사회의 모든 외로운 사업가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생존의 법칙이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지불 수단 이어야 한다.
즉 돈 때문에 맹목적인 착취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빚지지 않아도 되는 기본적인 삶의 충족에 족하다. 사업가의 타성에 찌드는 순간, 기존의 인간관계를 돈의 관계로 취급했을 때, 전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끊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 순간 그토록 가게에 들르면 밥 먹자. 하던 친구가 어느 순간 내게 불쑥 대출받아 본인한테 빌려달란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할 때 허탈했다.
난 이제껏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 아무리 궁핍해도 몇 만원 손 벌리는 것도 주저했는데, 참 쉽구나. '있을 때 잘해.' 잘 나갈 때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면 정말 힘든 순간 복이 온다. 역으로 그 친구는 겉으로는 친해도, 정작 그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 자신도 진지하게 살펴보려 하지 않았다.

본 서평은 모티브 협찬, 문화충전200 기획 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