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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폼나게 살아보자 - 뉴 시니어의 설레는 인생 2막
안주석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6년 4월
평점 :

국민 개별 주체에게 제공되는 복지의 상당수는 시니어 계층에 집중된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일수록, 집행 가능한 예산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런데도 현실적 체감은 낮고,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최하위에 속한다. 돈은 티끌 모아 태산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하루에 몇 백 원밖에 안되는데, 가입하세요. 보험상품의 가입 원리와 유사하다. 한 달에 10만 원씩 모으면, 10년이면 원금만 1,200만 원이다.

롯데 임원으로 퇴직하고 난 뒤, 제2의 인생을 부지런히 이어가고 있는 한주석 저자. 대체적인 시니어 계층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을 수 있다. 은퇴와 퇴직의 의미를 분명히 하는 데서 이 책의 유용성을 느꼈다. 전직 불문하고, 수십 년간 속해 있는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급격한 단절감에 서둘러 허드렛일을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급격히 줄어들고, 기회 상실된 소득에 대한 급격한 변동이 심리적 위축을 가중시킨다.
남는 게 시간인데. 하는 말을 숱하게 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의 시간을 빼앗는다. 특히 돈 벌어다 주는 존재로 자신을 각인할수록, 자격지심의 박탈감이 본인을 괴롭힌다. 수십 년간 조직에 충성하고 승진하며 보상가치를 높였던 관성에 갇혀, 평생 문외한의 분야에 권위주의로 접근해서는, 노후자금을 탕진하는 경우도 많다.
은 퇴 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직장이다. 직장을 매개체로 하여 수십 년간 인적 네트워크를 이어간다. 그러니 화려하게 은퇴하고 나면, 롤러코스터 꼭대기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단 며칠 전엔 회사에서 최상급 대우를 받던 존재가 며칠 사이에 퇴직하고 나면, 아무 존재감 없는 현실... 분명 이는 보고 지시를 위한 자리 유지에 매진하고, 각종 카르텔과 관련된 퇴행적인 조직문화에도 기인할 것이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정말 맞지도 않다.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신체활동 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책 한 권 제대로 읽을 직장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러니 업무능력으로 효율성 있게 제어되어야 할 직장은, 온갖 음해와 모략으로 점철된 꼰다 판으로 변질된다. 은퇴하고 나면 지시에 따라 실행할 직원도 사라진다. 본인이 불편한 건 돈 들여서 해결해야 하니, 그때마다 지불되는 적정 비용을 바가지라 욕하는 경우가 유발된다.
가 장 이해 가지 않는 국가정책은 노인 일자리 정책이다. 노인에게 일자리를 갖다 붙이고 봄~가을 무렵까지 한시적으로 길가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봉지에 담거나, 봉투를 접는 식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그 시간에 본인들의 건강을 증진하거나 젊은 시절 누리지 못한 평생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지원하는 제도가 학행 되어야 한다고 본다. 누군가의 경험과 지혜를 전수하거나 공유하는 활동만큼 의미 있는 시니어 증진 활동은 없다. 이전 세댸의 경우, 디지털 세대에 비해, 현격하게 손으로 하는 것이 능숙하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정교한 필체를 구사할 수 있고, 화초나 채소를 섬세하게 가꿀 잠재력이 있다.
왜 시니어들은 본인 재력 자랑하기 급급하고, 나누는데 인색할까? 먹고살기 바빴던 시니어 계층의 경우, 선택의 여지없이 맹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제시된 기준에 충실했다. 그러다 보니, 불합리하게 보상체계가 혼동되고 정보의 편중에 따른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그런데 현실에서 보면, 기회를 누릴 만큼 누린 계층의 자산 선점 세습 현상은 심화되었다. 열심히 구축한 자산 주변의 헐벗은 사람과 함께 하면 본인들도 유의미를 발견하고 일석이조일 텐데... 떠날 때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상기하면, 생전에 가진 것을 나누는 모습을 보인 사람에 대한 좋은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어찌 보면 노인 일자리의 경우에도, 소정의 시간 투여로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수당보다도, 그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한 시니어 생태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그곳에서 인연이 된 분들끼리, 수시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서로의 안부를 챙긴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다.
형 편 수준이 비슷한 포스트 시니어 때의 친하던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고나면, 인간관계는 쇠퇴하고, 기본적인 대면도 상실되어 간다. 그렇기에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사이에 더욱 의지하고 신뢰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평생 한 직장에 갇혀 종사했는데, 은퇴 이후에도 획일적인 패턴을 이어가면 그 자체가 삶을 지치게 하지 않을까? 전직이 무엇이든, 은퇴하고 나면 함께 늙어간다. 내 부모님만 하더라도, 한창 학부모일 때는 사적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수시로 연락하며 모임을 갖는 것을 보게 된다.
시니어가 새로운 청춘으로 멋지게 거듭나길 응원하며, 이 책 서평을 마친다.
이 책 서평은 글로벌 콘텐츠 협찬받아, 문화충전 200 기획 제공으로, 솔직하게 읽고 평소의 소회와 함께 서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