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 도감 - 캡슐이 열리는 순간의 설렘
와타나베 카오리 지음, 이예진 옮김 / 모두의도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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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 번도 수집 같은 걸 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시작하면 계속 모으게 된다. 문구류가 내게 그랬다. 평생 쓸 수는 있을까? 3색 멀티펜의 검정 볼펜 심으러 줄곧 썼음에도 절반쯤 남아있다. 굳이 당장에 필요성 자체가 없어도, 한 번 꽂힌 취향은 포기할 수 없는 집념이다. 사람은 새로운 것을 동경하게 된다. 더욱이 수집은 오랜 세월을 동반하고 있고, 물건에 얽힌 추억 자체를 소장 기록하는 과정에 있다.






흔하게 수집하면, 우표나 동전을 떠올린다. 30년 전쯤 우표 수집하려고 산 우표첩은 소재지 불명 상태다. 워낙 오래되어 어디에 놓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릴 때 문방구 앞에는 각종 뽑기가 있었다. 종이에 상품을 적어둔 종이 뽑기가 있었고, 동전을 넣어 돌리면 주스가 나오는 기계도 있었다. 그중에 돌려서 여는 캡슐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장난감 뽑기 기계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땐 동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게 많았다. 「가챠 도감」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챠가 뭐지? 검색해 봤다. 쇠붙이끼리 부딪쳐서 나는 찰캉찰캉 한은 소리의 가챠 가야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뽑기 기계에 동전을 넣고, 레버를 돌리면 입구로 댕그란~ 캡슐이 나오는 것을 받으면 되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동전이 늘 부족해서, 어느 순간 이후엔 그냥 지나갔다.






가챠 도감의 책 표지가 산뜻하게 각종 미니어처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편의점 인기 상품부터 디지트에 이르기까지의 미니어처 아이템이 한가득! 띠지가 둘러져 있다. 두께는 상당히 얇아서 상당히 빨리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일본인들은 세밀하고 정밀한 가공에 대한 몰입도가 크다. 내가 어릴 때에 경험한 뽑기 기계는 연약한 플라스틱 조각을 똑딱 맞추는 간단한 형태의 장난감뿐 이었다. 표지에 있는 미니어처가 아주 정교하다.






저자는 2017년부터 음식 관련 캡슐 장난감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한다. 최근 일본은 미니어처 뽑기 유행이 시작되었나 보다. 평소 즐기거나 동경하는 것들을 가장 압축적인 크기로 실물에 근접하게 정밀한 축적으로 묘사한 것을 소장하는 일종의 굿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식의 종류이고, 그릇과 쟁반, 컵을 곁들이면, 훨씬 다양한 조합이다. 음식은 사람이 상상해낼 수 있는 오감을 맛으로 재현하는 것이고, 미니어처를 통해 가까이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것을 눈으로 보고 즐기는 본능은 자연스럽다.







4파트의 구성을 보니, 앞으로 전개될 아이템의 종류가 흥미진진했다. 첫 장은 달콤한 카페 디저트로 시작했고, 다음 장은 레스토랑과 햄버거 사이드 메뉴의 미니어처 사진이 등장한다. 보는 자체가 식감을 자극한다. 본래 디저트는 간단하게 입맛을 돋우는 것인데, 가챠로 소개된 것들 보니, 실제로 한군데 모아놓고 먹으면 얼마나 입안이 행복할까? 하는 기대감의 먹타민(맛있는 먹거리의 비주얼에서 촉진되는 도타민) 이 생성된다.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처럼, 수집한 것을 펼쳐 놓고 책을 출간했을 때 얼마나 뿌듯했을까? 가끔 천 원의 행복 매장에서 장바구니 가득 들고 와 하나씩 풀어갈 때의 흐뭇함을 연상하게 한다. 갈 때는 본래 급하게 필요한 것만 사서 돌아오려다, 요즘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거의 거대한 쇼핑센터를 둘러본 기분이 들 정도다. 이렇게 매칭해볼까? 저렇게 매칭해볼까? 제각각의 위치에 있는 것을 맞춰본다.





사진의 퀄리티가 뛰어난데, 번역가로 참여한 이예진 번역가는 카메라·사진 잡지 에디터로 활약한 경력을 갖고 있다. 사진과 관련한 저서도 출간했으니, 이쯤 하면 이 모두의 도감 가챠 도감의 촬영 기획 편집은 전적으로 이예진 번역가의 재능이란 생각도 든다. 사진이 전체의 8할을 차지하는 화첩 같은 책이니 얼마나 비중이 클까? 도감 시리즈를 펴낸 곳이 모두의 도감이니, 모두의 시리즈로 가는 최근의 콘셉트에도 적합하다. 도감은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들어 본 친숙한 느낌 자체였다. 뜻을 살펴보니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라 한다.





새로운 것을 탐미하는 사람들에게 도감 시리즈 인기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자신이 수년간 모은 수집 장난감으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다니... 공연히 아는 척할 필요도 없고, 보는 자체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정교한 완성을 하게 된 부재료가 궁금해질 뿐이다. 단순히 형태만 닮은 게 아니라, 그 제품이 본래 가지고 있는 성질 자체를 재현하고 있다. 소스의 경우 그 몽글몽글한 질감까지도 재현해 내고 있다.


이 책 서평은 모두의 도감 협찬, 문화충전 200 기획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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